“페이커·오너 파이팅!” 광주·전남 e스포츠 팬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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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오너 파이팅!” 광주·전남 e스포츠 팬 ‘열광’
●서울서 열린 롤드컵 광주 응원전
한국 T1, 중국 WBG 꺾고 우승컵
1시간 만 매진… 극장앞 인산인해
팬들, 선수 움직임에 ‘탄성 ·환호’
광주유치 탈락 아쉬움 “다음엔 꼭”
  • 입력 : 2023. 11.20(월) 17:20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19일 광주금남CGV에서 롤드컵 결승 경기를 시청하던 시민들이 한국팀 T1이 우승하자 환호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어~어~! 제발!”

초겨울의 냉기도 지역민들의 응원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을 즐기러 온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롤드컵 결승이 열린 19일 오후 4시께 찾은 광주금남CGV.

개막식 1시간 전임에도 입구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팀 T1과 중국팀 웨이보게이밍(WBG)의 롤드컵 결승전 경기가 생중계 됐다.

롤드컵은 리그오브레전드 운영사 라이엇게임즈가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여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다. 축구의 ‘월드컵’에 빗대 일명 ‘롤드컵’으로 불린다. 올해는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됐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롤드컵 경기를 볼 수 있게 된 팬들은 많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극장 예매 창구에는 혹여 ‘취소표’가 나올까 서성거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7년 동안 T1을 응원했다는 김민하(25)씨는 “이번 롤드컵은 한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시차에 구애없이 생방송을 꼭 챙겨보고 있다”며 “티켓을 예매하려고 했는데 금세 다 동났다. 근처에 살아 혹여 빈 자리가 나올까 들렸다”고 말했다.

CGV는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와 협약을 맺고 ‘2023 롤드컵 결승전’을 전국 42개 지점에서 생중계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광주금남로점·광주터미널 점 두 곳에서만 개관했으나, 매표 1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
롤드컵 결승 생중계 응원 현장에서 만난 한국팀 T1의 팬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정성현 기자
경기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 위로 펼쳐진 선수들의 모습에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국팀이 실점할 때면 ‘어~어~! 제발!’하며 초조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막바지에는 응원봉을 흔들거나 입고 온 선수 유니폼을 망토처럼 걸치는 등 저마다 한국의 우승을 간절히 염원했다.

롤드컵 응원차 왔다는 연인 황준하(28)·김지은(23)씨는 “부산 8강전 경기를 현장 직관했다. 그때의 전율과 짜릿함이 잊히지 않아 오늘도 찾아왔다”며 “이제 한 경기만 이기면 우승인데 선수들이 잘해줬으면 좋겠다. 이 공간에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T1의 승리를 바라는 만큼 눈치 보지 않고 열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마침내 한국팀 T1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T1에는 ‘롤계의 메시’ 페이커 이상혁과 광주 북구 출신 오너 문현준 선수가 주전으로 뛰고 있다.

한국팀이 보여준 저력에 관객들의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극장에는 한참 동안 함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이윽고 T1 주장 페이커가 롤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는 곳곳에서 '감동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T1 서포터 ‘케리아’ 유니폼을 입고 온 이수민(21)씨는 “T1이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줘 고맙다. 특히 선수단 중 광주 출신인 오너 문현준 선수가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최근 조선대 축제에도 찾아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같은 고향 사람이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더욱 뿌듯하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은 ‘현장감을 더 느끼고 싶다’며 광주가 차후 롤드컵 유치에 적극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상균(25)씨는 “조선대학교에 전국 최대 규모 e스포츠경기장이 있다. 시설도 정말 좋다”며 “오늘 대형 스크린 밑에서 응원을 해보니 현장감이 장난 아니다. 다음에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린다면 꼭 지역에서 직관하고 싶다. 광주가 지역에 있는 인프라를 꼭 활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는 지난해 말부터 2023 롤드컵 경기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교통·인프라 등 복합적인 이유로 아쉽게 최종 탈락했다.

광주시 문화산업과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 지 잘 알고 있다”며 “올해 롤드컵 유치에 탈락했지만 환경·교통 등 부족한 부분을 정비해 다음에는 롤드컵 유치에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광주금남CGV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이 롤드컵 결승 생중계를 보며 한국팀 T1의 우승을 응원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