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울리는 제주의 ‘붉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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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광주에서 울리는 제주의 ‘붉은 소리’
우상임 아코디언 연주회 전국투어
3·4일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극장서
4·3의 경험 1인 음악극 형태로 표현
“광주서 제주 아픔 연주해 뜻깊어요”
  • 입력 : 2023. 04.02(일) 16:4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아코디언 연주자 우상임이 3일과 4일 광주에서 제주 4·3을 연주한 ‘붉은 풍금소리’ 공연을 선보인다 .
아홉 살 어린 아이는 제주 4.3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삼촌을 잃었다. 팔순이 넘은 어머니는 이제 제주 4.3의 기억을 말하려고 한다.

아코디언으로 제주 4·3을 연주하는 ‘붉은 풍금소리’ 공연이 3일과 4일 이틀간 광주 남구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아코디언 연주자 우상임은 아코디언에세이 전국투어 일곱번째 공연 ‘붉은 풍금소리’를 광주에서 선보인다.

‘붉은 풍금소리’는 제주 4·3을 경험한 우상임 연주자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1인 음악극 형태로 표현한 모노드라마 연주회다. 아코디언에세이는 △이북에서 제주로 피난 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나의 우산’ △아홉 살때 제주 4·3을 겪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붉은 풍금소리’ △제주 해녀의 고된 삶을 노래한 ‘해녀 도전 폭망기’ 이렇게 세개로 구성돼 있다.

아늑한 아코디언 선율에는 한 집 건너 한 집 사람이 죽었다는 4·3의 비극과 제주의 어머니들의 겪은 4·3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 우상임 연주자는 뿌리까지 젓는 슬픔을 연주한 ‘붉은 풍금소리’를 통해 다시는 슬픈 봄을 마주하지 않길 기도한다.

이번 공연은 지원사업 없이 연주자의 의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우상임 연주자는 “지원사업 없이도 마음껏 공연을 하고 싶었다”며 “티켓을 팔아야 교통비를 해결할 수 있는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조금씩 도움을 준 분들 덕분에 공연을 할 수 있었다. 제주의 예술가로서 제주 문화의 깊은 숨결을 전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4월3일 광주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점 또한 뜻깊다. 우상임 연주자는 “제주의 아픔을 담은 4·3 공연을 빛고을 광주에서 무대를 올리게 돼 뜻깊다”며 “제주의 5·18이라 할 수 있는 4·3 공연을 광주에서 선보이고 싶어 일부러 날짜도 맞췄다. 광주도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본 역사가 있다. 실화 이야기가 바탕이 된 ‘붉은 풍금소리’ 공연이 광주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홉 살때 4·3을 겪은 어린 아이는 이제 여든 노인이 됐다. 노인이 된 어머니를 바라보는 나는, 어머니가 겪었던 4·3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관객들이 4·3에 얽힌 개인의 이야기와 역사를 만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3일과 4일 이틀간 오후 7시30분에 광주 남구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입장료는 3만원이다. 예약은 ‘우상임 아코디어니스트’ 네이버 블로그에서 예약할 수 있다.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우상임 아코디언 연주자는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 전공 후 피아니스트로 다양한 음악회를 기획했다. 이후 아코디언 연주자로 변신, 여러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우상임의 아코디언에세이 전국투어 공연은 앞서 서울, 대전, 속초, 강릉에서 진행됐다.

공연 ‘붉은 풍금소리’ 포스터.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