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뒤흔든 챗 GPT… 대학가 반응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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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2023년 뒤흔든 챗 GPT… 대학가 반응 ‘천차만별’
긍정·부정 뒤섞여 분위기 들썩
“AI 리포트 밀려올 것” 예측도
외국인 유학생엔 한글 큰 도움
“좋지만 100% 신뢰는 안 할 것”
  • 입력 : 2023. 03.08(수) 18:39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Chat GPT. 전남일보 DB
“앞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능력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겁니다.”

“AI를 통해 얻은 답은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정보의 한계·윤리의 문제도 있는 만큼, 당장은 활용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오픈AI’가 개발한 ‘Chat GPT’가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저장된 방대한 지식을 활용, 단순한 키워드 만으로 수준급의 언어·공학 활동을 해 내는 AI의 활약에 지역민들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특히 주 사용 층이 포진해 있는 대학가의 경우 상반된 반응으로 ‘AI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대학가 갑론을박

가장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교육계다. Chat GPT가 기존 챗봇과 달리 전문 지식을 담은 에세이·논문 등을 순식간에 써내려가는 게 확인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8일 전남일보와 접촉한 광주·전남 5개 대학교는 ‘오픈 테스트라 하더라도 중간·기말 시험에서 Chat GPT는 도입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지역 대학 모 교수는 “과제 등에 Chat GPT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리포트로 대체되는 시험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시험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교수들도 AI 활용을 적극 권하는 모습이다.

양철호 동신대 명예교수는 “과거 컴퓨터·인터넷이 처음 보급됐을 때 지금과 같은 논란이 있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다며 대부분 걱정했다”면서 “결국 어떻게 됐는가. 오늘날 이들 없이는 어떠한 일도 빠르게 처리하기 힘들게 됐다. Chat GPT도 마찬가지다. 모든 정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되겠지만, 올바른 필터 능력만 있다면 교육 등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 사용자인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은 AI 활용에 적극적이었다.

대학원생 조상현(30)씨는 “현재 코딩 연구에서 Chat GPT를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오류를 찾거나 다른 언어로 바꿀 때 사용하는데, 능률이 몹시 올라간다.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단점이라면 과거 데이터로 답을 내놓다 보니 '종종 오류가 발견된다는 점’인데, 이는 사람이 충분히 수정 가능한 부분이다. 결국 활용자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좋긴 하지만… ‘반신반의’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해외 업무를 보는 직장인 등에게도 Chat GPT는 ‘뜨거운 감자’다. 분명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무작정 사용하자니 Chat GPT가 내놓은 답변의 출처를 신뢰하기 어렵고, 진실·거짓 등 진위 여부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남대 한국어교육학과 유학생 류청위(28)씨는 “전공 특성 상 한국어로 논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 때 어렵거나 난해한 말들이 있으면 Chat GPT를 이용하곤 한다”며 “이 프로그램은 사이트에 입력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다. 심화 공부를 할 때 특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건 이곳에서 나온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외국인 입장에서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당 내용에 대한 정확한 팩트가 보장된다면 Chat GPT는 유학생들에게 훌륭한 ‘워크북’이 될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공무원 주성현(29)씨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Chat GPT가 굉장히 화제다. 일례로 이걸 이용해 엑셀 파일을 정리하거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아직 신뢰성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아 직접 사용하는 공무원들은 많지 않다. 여러 부분이 개선되고 (Chat GPT가) 보편화 된다면 업무 처리에 있어 많은 시간이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윤경 호남대 교수학습개발원장은 “AI가 인간의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수많은 정보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리터러시 능력’이 정말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Chat GPT 등 AI보편화 시대는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있다. 이것을 지양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활용하고 익히는 모습 등이 필요하다. 교육·행정당국 차원에서 리터러시 역량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