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과 중국 업체 공세로 5G스마트폰 점유율이 3위 밖으로 밀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주도권 회복 시험대에 오른다. 그간 하반기 매출을 이끌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 흥행 여부가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 갤럭시Z 시리즈를 앞세워 프리미엄폰 주도권 회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모바일 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사업 전반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경영목표치를 새로 제시받는 내부감사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드 논란으로 인한 중국 내 불매운동과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터진 2016년에도 모바일 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경영진단 배경에는 프리미엄 5G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고전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5G스마트폰 점유율은 12.7%로 아이폰12를 앞세운 애플(30.2%)은 물론 중국 오포(16%)와 비보(14.5%)에게도 뒤진 4위에 그쳤다. 여기에 중국 샤오미(12.4%)가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더욱 뼈아픈 점은 이번 순위가 주력 모델인 갤럭시S21 시리즈의 이른 출시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 35%로 1위에 오르며 5G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년 만에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 1분기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한 삼성전자에게 하반기 남은 카드는 폴더블폰이다. 오는 8월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을 출시할 전망이다.
이번 갤럭시Z 시리즈는 프리미엄폰 주도권 회복뿐만 아니라 매년 하반기 매출을 책임졌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 사장은 지난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노트시리즈 출시가 어렵다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220만대 대비 2배 이상 많은 560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7%로 압도적이었지만, 올해는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독점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3월 첫 폴더블폰 '미 믹스 폴드(Mi Mix Fold)'를 선보인 샤오미는 오는 3분기 폴더블폰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오포와 비보도 연내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를 통해 중국 업체 제품과 차별화된 선도적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에 폴더블폰 최초로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모듈이 있는 부분의 위쪽 디스플레이를 투명 디스플레이로 구현해, 폴더블 대형 화면에서 카메라 홀이 없는 진정한 '풀스크린'을 누릴 수 있다. 폴더블폰의 기술적 약점으로 꼽혔던 방수·방진 부문에서도 폴더블폰 최초로 ‘공식 IP등급 방수·방진’ 적용이 예상된다.
‘갤럭시Z플립3’를 통해서는 전작보다 저렴한 가격 책정으로 폴더블 대중화의 선봉 역할을 맡길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 등 업계가 예상하는 갤럭시Z플립3 출시가는 999달러(약 111만원)에서 최대 1119달러(약 125만원)로, 전작 1499달러(약 167만원) 대비 40만~60만원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은 갤럭시S시리즈, 아이폰12처럼 기반이 튼튼한 플래그십 모델이 좌우한다”며 “삼성 폴더블폰이 가격경쟁력과 인지도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