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주도시공사와 금남지하상가 2공구 상인들에 따르면 광주도시공사는 금광기업의 20년 무상 사용기간이 오는 28일로 만료됨에 따라 지난 10월 금남지하상가 2공구 임차인 재선정 공고를 냈다. 임차인 재선정 대상은 173개 점포다.
광주도시공사는 이곳 점포 임대료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달 2곳의 감정평가 기관을 선정했다.
감정평가 결과 월 임대료는 가게 위치에 따라 ㎡당 7060원에서 많게는 3만3800원 사이에서 결정됐다. 임대료 결정에는 지난 9월 계약이 마무리된 금남지하상가 1공구 임대료 선례가 적용됐고, 지하상가 2공구 각 점포별 유동인구와 상권 성숙도 등이 평가 척도로 사용됐다.
A감정평가 기관의 경우 173개 점포 임대료 산출을 위해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안정적인 가게 1곳을 샘플링해 나머지 172곳 점포의 임대료를 산출했다.
표본으로 삼은 가게는 E동 11호(14.99㎡)로 월 임대료는 ㎡당 3만3800원에 결정됐다. 월세로 환산하면 50만7000원이다.
이 금액은 지난 9월 산정된 금남지하상가 1공구 중 월세가 가장 비싼 D동 1호(51만2500원ㆍ14.241㎡)나 E동 10호(50만6500원ㆍ14.99㎡)와 비슷한 수준이다. B감정평가 기관도 이같은 방식으로 임대료를 산출했는데 결과는 A감정평가 기관과 유사했다.
감정평가 기관들은 표본으로 삼은 1곳의 가게를 기준으로 유동인구가 적고 점포 위치가 좋지 않은 가게를 하향 평가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책정했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곳은 월 임대료가 ㎡당 약 7000원선에 결정되기도 했다고 광주도시공사측은 설명했다.
상인들이 감정평가 기관이 산출한 임대료에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 해 냉각탑 붕괴 사고 이후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부분이 이번 감정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붕괴 사고 이후 통행 금지 등 유동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원인이 발생했다. 2공구 상인들은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본 반면 지하상가 1공구 점포들은 붕괴사고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는데, 임대료 산정을 하면서 피해가 적었던 1공구 임대료 기준을 적용하면 2공구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게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결국 우리보고 이곳 지하상가에서 나가라는 소리"라고 했다.
일부 상인들은 2년간 임대료를 유예해 주는 방법을 광주도시공사가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같은 주장에 광주도시공사와 금남 지하상가 관리사무소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장사가 되지 않아 광주시에서 지난 해 5월부터 2공구 전체 월평균 관리비 5900만원 중 매달 2000만원을 지원(점포별로 최대 80%선까지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지원을 요청해야 하나 받아들여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상인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임대료 유예는 적절치 않은 것 같고, 다만 임대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낮추는 방법은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박정태 기자 jtpark@j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