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드디어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학수고대하던 호남고속철 시대가 개막된다. 지난 10여년동안의 숱한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2004년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대정부질문을 통해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이 바로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이었다. 87년 대선공약이었던 호남고속철사업이 당시까지도 논의만 무성할 뿐 기본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낮다는 총리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 205명의 서명을 받아 대정부건의안을 발의해 통과시켰고, 정책자료집을 만들어"고속철도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논리로 청와대, 언론을 설득했다. 2005년에는 5ㆍ18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호남고속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고속철은 경제성만으로 평가해선 안된다"고 밝히면서 2006년 기본계획이 확정될 수 있었다. 처음 호남고속철 조기착공을 주장할 때 "그게 되겠어?"하며 반신반의하던 동료의원들은 이제 "김동철이 호남철이네!"라고 불러주고 있다.
호남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느닷없이 서대전 경유 논란이 있어 한바탕 홍역을 앓았는데 여전히 운행시간, 요금문제, 운행편수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당초 알려졌던 대로 광주송정~용산을 1시간33분에 다니는 KTX는 하루에 불과 1편에 불과하고 평균 1시간47분이 소요된다. 심지어 8편은 2시간 이상 소요된다니 한마디로 속은 기분이다. 운행시간은 호남고속철 활성화와 직결된 문제다. 2004년 경부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되자 대전의 경우 서울까지 1시간39분에서 49분으로 운행시간이 50분 단축되자 철도이용자도 12,221명에서 15,221명으로 3,000명 늘어났다. 대구의 경우도 3시간17분에서 1시간50분으로 87분 단축되자 철도이용자는 10,565명에서 18,483명으로 7,918명이 증가했다. KTX가 고속버스, 자가용 등 기존 교통수단 이용 수요를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속도가 수요를 창출한다. 당장 운행시간표를 재조정해 최단소요 편수를 더 늘리고, 정차역에 따라 지체된 시간만큼을 운임에 반영하는 것이 형평에 맞다.
비싼 요금도 문제다. km당 운임단가가 서울~동대구보다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호남고속철의 고속선 이용구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올해 6월 경부선의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운임단가는 별 차이가 없게 된다. 그러나 경부고속철보다 10여년이나 늦게 완공되어 그동안 편익을 누리지 못한 점에 대한 보상이나 초기 이용자들의 확대를 위해서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요금을 인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송역 분기에 따른 추가부담도 덜어줘야 한다. 당초 호남고속철 분기역은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천안역으로 제시되어 있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19km나 돌아오는 오송역 분기 결정을 수용했었다. 당시 건설교통부장관은 국회에서 "추가부담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밝힌바 있다. 오송역 분기에 따른 추가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경부선은 하루 160편으로서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비해, 호남선은 하루 68편으로서 40분 간격으로 경부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운행편수가 적은 이유는 단지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고 코레일은 주장한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므로 선제적으로 증편을 하는 것이 코레일과 이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광주송정역에서 용산까지 1시간33분 시대가 되면 기존의 항공기, 고속버스, 자동차 수요가 고속철로 흡수되고 추가로 신규 관광수요까지 더해질 것이다. 그러면 현재 광주권의 1일 KTX이용객 약 6,200명이 2만명, 3만명으로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 수서발 KTX 개통시기에 맞춰 대대적인 증편이 필요하다.
특히 올해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등 국내외에서 광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 중 상당수가 KTX를 이용하게 될 것이므로 연계교통망을 잘 정비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제 호남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광주가 서남권의 물류, 교통, 경제의 중심지로 크게 도약하게 될 것이다. 국토균형발전의 한 축으로서, 지역균형 발전을 촉진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광주시민 모두의 지혜와 성원을 요청드린다.
김동철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