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문화도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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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시론
창조적 문화도시의 조건
조 용 준 조선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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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 12.29(월) 00:00


세계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모여들면서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매력적인 문화도시들이 많다. 이들 도시들은 예술을 이해하는 많은 사람과 이들이 느끼는 감흥이 특정한 도시문화로 자리하면서 누구나 방문하고 싶어 하는 한편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부심과 애착심을 갖는 공통점이 있다.

문화가 도시경쟁력이 되고 있는 배경에는 산업중심 사회에서 지식창조 중심사회로의 변화가 그 기저에 있으며, 창조란 도시활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선점이 필요한 문화도시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예술활동 지원, 도시환경 의 문화적 정비, 문화행정 전개라는 3요소가 필수적임을 선진도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의 대표적인 도시가 일본 요코하마다.

요코하마는 이미 1960년대 말 도시정비를 위해 일본 최초의 기획조정국에 이어 도시디자인부를 설치하고, 유능한 건축가를 디자인 프로듀서로 초빙하는 등 도시디자인 행정체제를 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나토 미라이 21' 등의 주요 도시공간 조성은 물론 산재한 근대건축물의 재생을 통해 세계적 디자인 도시로 자리매김됐다. 2000년대에 와서는 트리엔날레 개최 장소를 바꾸어 가면서 도시환경을 두루 개선시키고, 예술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낡은 창고와 석탄 등을 수송하는 철도가 연결된 항구와 그 주변 6개 지역을 창조도시의 거점지구로 만들고, 개조된 근대 건축물에는 예술가들의 거처와 작업ㆍ전시공간을 제공, 최근에는 도쿄의 예술가들까지 이곳으로 이주해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문화와 관광진흥을 통한 도심부 활성화 검토위원회, 민간조직의 창조핵심 형성 추진위원회, 내셔널 아트파크 구상 추진위원회의 등을 통해 창조도시를 실현하고 있는 것은 우리 도시 재생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최근 광주를 네번째 방문한 구니요시 요코하마 전 도시디자인 실장은 광주 문화도시를 위해서는 비엔날레 분위기에 어울리는 독창적 도시디자인이 필요하며, 특히 국제적 건축공모를 통해 시청앞 미관광장을 창조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 국제 디자인도시로서 위상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광주만의 도시 색깔을 위해서는 전통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건설하는 현재의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고도 했다. 요코하마 도시 디자인 전문가다운 조언이다.

정부가 광주를 문화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한지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문화전당의 랜드마크 논쟁에 이어 지금은 옛 전남도청 별관 문제로 논쟁중이다. 이는 과거 국제현상 설계로 당선된 일본의 교토역과 교토호텔의 경관논쟁을 생각하면 문화중심도시로 가는 한 과정이라 자위할 수도 있지만, 논쟁이 길어지면 그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시민들의 지향점도 흩어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불확실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대에 창조도시라는 관점에서 시야의 폭을 넓히면 보존이냐 철거냐의 이분법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문화가 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도시들이 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분뿐인 문화중심도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논의나 행위들이 보다 다양하고 실제적인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시민들이 있을 때 도시활력은 물론 문화중심도시라는 이미지 선점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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