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박우량>1004섬, 그 기적의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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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CEO·박우량>1004섬, 그 기적의 길 위에 서서
박우량 신안군수
  • 입력 : 2024. 08.01(목) 18:05
1004개의 헌사로움이 모인 환상의 섬 신안. 휴가철에 떠오르는 그 ‘섬과 바다’는 더위 속에서도 청량함을 주고 환상과 낭만이 자아내는 곳이지만, 실제 섬에서의 삶은 애환과 고달픔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했다. 창군(創郡) 이후, 계속 감소하는 신안군의 인구와 열악한 재정 상황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우리 신안은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2년부터 인구 감소세가 완화되더니 급기야 2023년에는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는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신안을 찾는 방문자 수도 5년 사이에 14.7%가 증가하며, 같은 기간 전남도 방문자 수 증가폭에 2배 가까운 성장세 보이고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런 현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무엇이 신안을 이렇게 변화시켰을까?

‘남이 가지 않는 길’, 우리가 내놓은 대답이고, 그동안 신안의 변화를 설명하는 핵심 문장이다. 우리 군은 남들이 쉬이 도전하지 않는 ‘비평범성(Unique)’에서 민선 8기 군정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다른 지지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Following)만으로는, 만년 꼴찌를 벗어나기 어렵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 선도자(First Mover)의 길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남이 가지 않는 길’, 그 첫 신호탄은 ‘햇빛연금’이었다. 2018년 우리 군은 전국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제’를 제도화했고, 2021년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이익배당금(일명 ‘햇빛연금’)을 지급했다. 특히 햇빛연금 제도는 지자체의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개발 이윤을 균점하는 상생형 정책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두 번째 길로, 누구라도 찾아오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장기 계획을 실현해가고 있다. 우리 군만의 이야기가 담긴 독특한 관광 자원을 만들어가기 위해 ‘색채(컬러) 마케팅’, ‘1섬 1정원’, ‘1섬(島) 1뮤지엄’ 프로젝트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연간 4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퍼플섬에서의 첫 실험을 바탕으로, 컬러와 꽃, 나무를 섬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 처음엔 떨떠름해 하던 주민들도 이젠 컬러로 자기 섬을 자신있게 드러낼 만큼 그 성과가 괄목할 만하다.

수선화의 섬 선도와 현복순 여사(일명 수선화 할머니)의 사연은, 단순히 나무와 꽃을 식재하는 것을 넘어 섬에서 이야기(Story)를 찾고 인문학이 생동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우리 군의 노정이 깃든 하나의 서사(Narrative) 작품이다.

여기에 더해 야나기 유키노리(Yanagi Yukinori), 마리오 보타(Mario Botta), 박은선, 안토니 곰리(Antony Gormely),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등 유수의 예술가들이 만들어가는 뮤지엄은 섬의 색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여담이지만, 저 유명한 작가들을 우리 군으로 모시기 위해 그간 수십 번 서신을 교환하고 설득하던 과정들을 돌아보며, 짧게나마 함께 고생했던 공직자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본다.

또한, 우리 지역의 오랜 숙원(宿願)인 교통 인프라 문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뭍을 그리던 ‘흑산도 아가씨(1966, 이미자)’와 ‘퍼플교 김매금 할머니’의 이야기로 대표되는 섬 사람들의 애환을 풀어내기 위해 연륙·연도교, 흑산공항 건설 등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

물론 이런 성과 이면에는 아직도 산적한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우리 군정을 지지하는 군 의회와 군민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공직사회가 뒷받침된다면 어려운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하고, 종국에는 ‘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운’ 신안의 청사진을 실현할 것이라 확신한다.

‘남이 가지 않는 길’, 말은 쉽지만 ‘첫걸음’은 언제나 위험(Risk)을 내재하기에 실제로 이행하기는 쉽지 않은 걸음이며, 그렇기에 혁신(Innovation)은 늘 걸림돌에 방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패의 두려움을 안고서도 기어이 혁신의 길을 걸어야 한다. 기왕 걸어야 할 길이라면, 더 먼저, 더 용감하게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우리를 포함한 많은 인구감소지역들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선도자(First Mover)의 길을 지나 개척자(Frontier)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선택의 기로에 놓인 많은 리더들에게 이 글이 작게나마 위로와 용기을 주고, 영감을 북돋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이 어려운 길이 꽃길은 아닐지언정, 발걸음은 가벼울 수 있도록 중앙정부도 생각을 전환하여 폭넓은 자치권을 보장해주기를 당부하며 맺음말을 갈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