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기둥 정해영 '7월 난조'…더그아웃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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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불펜기둥 정해영 '7월 난조'…더그아웃 고민
22일 LG전 0.1이닝 4실점
7월 들어 리그 내 최하위
이범호 "부진 이겨내줘야"
  • 입력 : 2025. 07.23(수) 16:40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지난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이 7월 들어 또다시 무너졌다. 팀이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은 직후에도 난조를 보이며 역전패를 허용했고, 상승세를 타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정해영의 잇단 난조에 마운드 운용을 놓고 더그아웃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해영은 지난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9회초 마운드에 등판해 0.1이닝 동안 4피안타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LG 선두타자 천성호를 땅볼로 잘 잡아냈으나 오지환과 박관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박해민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내줬다. 뒤이어 구본혁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KIA는 ‘약속의 8회’로 3점차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3점을 앞서는 상황을 만들었다. 9회초 천성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 LG의 승률은 1.6%에 불과했으나, 정해영이 내려가면서 LG의 승률은 57%까지 올랐다.

문제는 정해영의 불안한 모습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1점 차이로 승리를 거뒀던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정해영은 9회초 NC 오영수와 김휘집을 모두 땅볼로 잡아낸 뒤 손아섭에게 내야안타, 박건우에게 안타를 내주며 득점권까지 허용했다. 다행히 실점까지 이어지진 않아 1점차 승부를 지켜낼 수 있었지만, 1군 주전 마무리로서 허용하는 출루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또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자 1점차로 KIA가 이기고 있었던 10일 한화전에서도 정해영은 8회말 등판해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잘 막아낸 뒤 9회말 한화 선두타자 이진영을 시작으로 황영묵까지 연달아 안타를 허용했고 하주석이 땅볼로 출루하는 동안 선두주자를 잡아냈지만 이번엔 심우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을 맞았다. 이어 최인호를 뜬공으로 잡는 것까진 좋았지만 다시 제구 불안으로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 그리고 문현빈에게 끝내기 1타점 적시타까지 내주며 KIA는 역전패를 당해야 했다.

실제로 정해영은 이달 들어 6경기 5.1이닝 동안 평균자책 10.13과 동시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무려 2.44로 KBO리그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정해영이 등판하면 최소한 1실점과 2번 이상의 출루를 허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정해영은 KIA가 치고 올라왔던 6월에도 불안한 징조가 보였다. 6월 13경기 13.2이닝 동안 평균자책 4.61과 WHIP가 1.83을 보이면서다.

KIA에서는 현재까지 정해영이 대체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우선 최근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는 성영탁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마무리 경험도 있고 기량까지 좋은 전상현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빠질 경우 선발 아담 올러가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롱릴리프를 던져줄 중간투수 성영탁의 빈자리가 생긴다는 것과 필승조 전상현을 메꿀 선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는 경기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끝판왕’이다. 승리를 눈앞에 둔 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맡는 만큼, 단순히 실력뿐 아니라 강한 멘탈과 집중력,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무리 투수가 불안하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계산이 서는 불펜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 선발이 조기 강판 되더라도 믿음직한 불펜이 있다면 경기 운용은 훨씬 유연해진다. 감독 입장에선 상대 타선의 흐름, 타자와의 궁합, 이닝별 투입 전략 등을 조율할 수 있어 ‘계산이 선다’는 표현이 나온다. 결국, 믿을 수 있는 마무리 투수와 계산이 서는 불펜은 팀 전력의 ‘마침표이자 느낌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어제 경기가 6연전의 첫 번째 경기라 중요한 경기였는데 양팀 모두 불펜들이 어려운 경기를 했고 불펜들은 언제 또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선수들이 나가서 맞는 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해영이나 상우나 상현이 모두 잘 던져주면서 자기 몫을 다 해주고 있다고 본다”며“ 힘든 경기하고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려 있을 것 같은데 심리적인 부분은 팀에서 제일 잘 던지는 선수로서 이겨내줘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