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고검 형사부가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임원인 민모씨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김 여사의 증권 계좌를 관리하며 주가 조작에 사용하게 된 경위와 김 여사가 주가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민씨는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이뤄진 7초 매매의 당사자들이다. 2022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법원에 낸 의견서에 따르면 2010년 11월1일 오전 11시22분께 김씨가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했다.
이어 오전 11시44분께에는 김씨가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냈고 7초 뒤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3300원에 8만주가 매도됐다. 이와 관련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주가 조작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해당 거래를 통정 매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민씨는 검찰이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컴퓨터에서 압수한 엑셀 파일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2011년 1월13일 작성된 해당 파일에는 미래에셋(옛 대우증권), 디에스증권(옛 토러스증권) 등 2개 계좌의 인출과 잔고 등 관리 내역이 담겨 있다.
앞서 김 여사의 주가 조작 가담 의혹을 먼저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계좌가 주가 조작에 이용된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지난해 10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주식 관련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권 전 회장의 권유에 투자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를 일임하거나 직접 거래했을 뿐 주가 조작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하지만 고발인 항고로 사건을 다시 살펴본 서울고검은 지난달 재수사를 결정했다.
이후 검찰은 김 여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이모씨를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사건의 주범 격인 권 전 회장 소환 조사도 시도한 뒤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