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기름값 부담에 따른 생계형 운전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광주의 한 주유소에서 한 운전자가 주유하고 있는 모습. |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했지만 11월부터 인하율이 줄어드는 데다가 중동 정세에 따라 국제유가가 널뛰기하고 있어 주유소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탓이다. 이에 기름값 부담에 따른 생계형 운전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28일 정부의 유류세 탄력세율 운용 방안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1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12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하되 휘발유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20%에서 15%,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30%에서 23%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유가 및 물가 동향, 국가 재정 상황 등을 감안해 유류세 인하의 환원을 추진하되, 국민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일부 환원하기로 한 것이다.
유류세 인하율은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6월까지 휘발유 25%·경유 37%를 유지했지만, 7월부터 10월까지는 휘발유 20%·경유 30%로 적용됐다. 올해 연말까지는 15%, 23%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번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에 따라 휘발유는 1ℓ당 122원, 경유는 1ℓ당 133원, LPG 부탄은 11ℓ당 47원의 세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폭이 줄어들면서 현재 휘발유 656원, 경유 407원, LPG 부탄 142원으로 부과되고 있는 유류세가 11월부터는 각각 698원, 448원, 156원으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ℓ당 40원가량 오르게 된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이미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10월 20~26일) 기준 보통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1572.47원으로, 전 주인 1565.78원과 비교해 6.69원 올랐다. 10월 둘째 주 1560.48원과 비교하면 11.99원 비싸지며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넷째 주 전남지역 보통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1599.32원으로, 전 주 1598.04원보다 1.28원 올랐다. 10월 둘 째주 1595.89원과 비교하면 3.43원 올랐다.
경유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넷째 주 광주지역 경유 평균판매가격은 1398.18원으로, 전 주인 1394.20원보다 3.98원 상승했다. 10월 둘째 주 1389.60원과 비교하면 8.58원 비싸졌다. 전남지역의 경우 10월 넷째 주 평균 판매가격은 1428.84원으로 전주보다 0.36원 하락했다. 10월 둘째 주(1428.87원)와 셋째 주(1429.20원)를 비교하면 0.33원 올랐다.
이에 생계형 운전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내년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거나 인하율이 더 축소되면 그 부담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 류모(27)씨는 “요즘 기름값이 많이 안정된 것 같다고 생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기름을 한 번 넣을 때마다 최소 5~7만원은 들어가는 것 같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주말에 종종 광주와 대전을 왔다 갔다 하는데, 기름값이 인상되면 한 달에 유류비로 최소 5만원 이상은 더 지불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기름값 인상이 크게 와닿지 않지만, 택배 노동자에게 기름값 인상은 언제나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는 택배 노동자들은 기름값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노동자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 60만원 이상이 유류비로 쓰인다.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기름값까지 인상되면 한 달 최소 10~20만원가량이 기름값으로 더 빠져나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