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재밌었다"…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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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재밌었다"…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 성황
목포 문화예술회관 사흘간 열려
정지선·오세득 ‘스타셰프’ 총출동
명인 음식·시군별 다양한 맛 체험
"단순한 먹거리 넘어 즐거운 추억"
  • 입력 : 2024. 09.29(일) 17:35
  • 최동환·송민섭 기자
지난 27일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는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관람객이 스타 셰프 오세득 요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도하면 ‘미식의 도시’ 아닙니까. 역시 맛있어요. 오길 잘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6살 딸과 제30회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는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김민수(41)씨는 한손엔 아이 손을 잡고 다른 손엔 젓가락과 접시를 들고 있었다.

접시에는 딤섬 두조각과 홍어모양 빵이 담겨있었다. 스타 셰프 정지선 요리사가 만든 ‘목포 3味 딤섬’으로 미나리와 매콤한 소스가 풍미를 더한 요리다.

김씨는 아이와 함께 식탁에 앉아 딤섬 한 접시를 게눈감추듯 비웠다. 그는 “소스가 예술이다. 아이가 먹기에는 매울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엔 딱이다”며 “최근 정지선 셰프의 팬이 됐다. 솜씨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다른 셰프들의 음식도 다 먹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는 전국 각지와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찾아온 방문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버스를 빌린 단체 관람객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았고, 점심 무렵엔 요리부스마다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북적였다.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전통음식의 다채로운 맛과 향에 감탄했다. 관람객들은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해석이 조화를 이루는 전남음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전주에서 왔다는 김해랑(31)씨는 “요리들도 다 맛있지만, 전시된 발효식품들이 마음에 들었다”며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조상의 지혜가 담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전통장류를 만든다. 과정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런 행사가 더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지선 요리사가 자신이 만든 ‘목포 3味 딤섬’을 소개하고 있다.
관람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지선 요리사.
박람회는 첫날 김봉화 명인의 집장과 김영숙 명인의 앙금절편을 시작으로, 최윤자 명인의 모싯잎떡, 임화자 명인의 육포, 마지막 날 천수봉 명인의 홍어무침까지 다양한 명인들의 음식이 선을 보였다.

관람객들은 각 시군의 대표 음식을 맛보고 나주 배 식혜, 담양 유과, 고흥 오란다, 무안 고구마말랭이 등 다양한 특산물 시식 이벤트에도 참가해 남도의 다양한 맛을 체험했다.

홍보관에는 해남의 전통 장류부터 남해안의 발효차, 화순의 발효떡까지 전남 전역에서 공수한 다양한 발효식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두부장, 콤부차, 순천 명인 차 등 각종 발효음식들을 직접 시식하며 남도의 깊은 맛을 느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인 ‘글로벌 미식존’은 남도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슐랭 1스타’ 니시무라 셰프를 비롯한 유명 셰프들이 남도 식재료를 활용해 딤섬, 바비큐 덮밥, 라멘, 빠에야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남도 스타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남도 특산물을 활용한 ‘남도 1호 피자’는 고흥 유자와 영암 무화과를 활용한 독특한 조합으로 주목받았다. 반올림피자와 협업해 하루 1800여 명에게 무료 시식 기회를 제공했다.

28일 진행된 오세득 셰프의 남도음식 다이닝도 성황이었다. 사전에 공모한 사연을 바탕으로 선정된 사람들에게 남도의 깊은 맛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식사를 제공했다. 구십세가 넘은 할머니에게 남도의 음식을 맛보여주고 싶다는 내용과 아내가 미국으로 떠난 남편을 위해 신청한 사연 등이 관심을 모았다.

중국요리도 인기다. 쓰촨성 요리팀은 전남도·쓰촨성 우호교류 20주년을 기념해 단단면과 몐양 쌀국수 등 정통 쓰촨 요리를 선보였다. 쓰촨성 몐양시 안저우구에 위치한 대표 요식업체에서 파견된 요리팀은 쌀국수 등 7가지 메뉴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요리 인플루언서의 쿠킹쇼도 눈길을 끌었다. 홍신애 셰프의 김치 클래스와 중국 요리 대가 여경옥 셰프의 남도 자장면 시연은 현장에서 라이브로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남도 자장면을 직접 시식하며 남도와 중국 요리의 색다른 결합을 경험했다.

마지막 날에는 남도 식재료를 활용한 남도김밥 요리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은 김밥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상 수상작은 프랜차이즈사나 편의점과 협업해 대중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축제장 한편에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의 30년 역사를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특별주제관이 운영됐다. 관람객들은 “음식의 문화와 역사 변천사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남도의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치러진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총 27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최동환·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