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 대성당서 한국 작곡가 미사곡 첫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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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 대성당서 한국 작곡가 미사곡 첫 연주
국현 전남대병원 교수 작곡 ‘화제’
630년 역사상 최초 기도회서 초연
“한국 ‘K-class’ 영역 다양화 노력”
  • 입력 : 2024. 07.24(수) 14:09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전남대학교병원 국현 교수가 작곡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가 지난 달 30일 오후 6시 쾰른 대성당의 초청으로 저녁 기도회 예배에서 초연됐다. 사진은 도르트문트 합창단이 국현 교수의 미사곡을 합창하는 모습. 전남대병원 제공
국현 전남대병원 교수
독일 쾰른대성당에서 63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작곡가의 종교 미사곡이 연주돼 화제다. 특히 작곡가가 전문 음악인이 아닌 대학병원 교수로 알려져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남대학교병원 및 전남대 의과대학에서 약리학교실 교수로 활동 중인 국현 교수.

24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국 교수가 작곡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Missa brevis)’가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쾰른 대성당의 초청으로 저녁 기도회(Musikalische Abendgebet) 예배에서 초연됐다. 한국인 작곡가의 작품이 쾰른 대성당에 초청돼 연주된 것은 처음이다.

쾰른 대성당은 630여년 동안에 걸쳐 완공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성당으로 로마 카톨릭 교회의 상징이다. 쾰른 대성당은 매주 저녁 음악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전통이며, 그동안 주로 바흐·모차르트·멘델스존 등 작곡가들의 종교곡들이 연주됐다. 가사는 물론 음악적인 부분까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별된 음악만이 연주된다.

이날 국 교수의 작품인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는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Akademie fur Gesang NRW)이 불렀으며 피아노 배선경, 오르간 다비드 키퍼, 장구 김남숙과 함께 정나래와 죌로 다부토비치의 지휘로 연주됐다. 국 교수와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은 지난 2022년 독일에서 열린 ‘2022 젊음의 노래’ 경연대회에서 국 교수의 곡으로 아카펠라상 특별상과 작곡상을 받으며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은 쾰른 대성당의 요청을 받았으며, 국 교수에게 미사곡 작곡을 요청해 부르게 됐다.

국 교수가 작곡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는 성당의 미사에 쓰이는 곡으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Kyrie) △대영광송(Gloria) △거룩하시도다(Sanctus) △축복의 노래(Benedi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등 5곡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장구와 함께 연주된 ‘축복의 노래’는 세계 많은 나라의 동요에서 쓰이는 돌림노래 형식을 민요가락에 담아 표현하는 등 한국의 예술혼을 가득 담고 있다.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은 다음달 9일에는 독일 뮌헨 헤어클레스잘, 14일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에서 연주한다. 오는 9월 8일엔 도르트문트 콘서트홀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국 교수는 과학기술한림원,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국내 과학 의학 분야의 선도과학자 중 한 명이다. 특히 국 교수는 별도의 음악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370여곡이 넘는 곡을 작곡, 24장의 합창 및 독창 음반을 냈으며, 50곡이 넘는 곡이 다수의 미국출판사에서 발표됐다. 그의 합창곡들은 독일, 미국, 일본, 필리핀, 스페인, 캐나다, 중국, 프랑스, 벨기에 등 전 세계에서 연주되고 있다.

국 교수는 “아마추어 작곡가로서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합창으로서 한국의 ‘K-class’의 영역을 더욱 다양화하고 넓혀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 교수가 작곡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는 유튜브(youtube.com/watch?v=0JCn3sh66p8)에서 볼 수 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