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이정효 광주FC 감독 ‘우정 빛났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시
강기정 시장-이정효 광주FC 감독 ‘우정 빛났다’
6연패 늪서 탈출 최근 2연승
姜, 성적부진때 편지로 위로
“열악한 재정·환경에도 노력”
李 “힘이 났다… 감사한 마음”
  • 입력 : 2024. 05.07(화) 18:30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정효 광주FC 감독에게 보낸 편지.
강기정(오른쪽) 광주시장과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지난 3월22일 광주시청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강 시장이 이 감독에게 보낸 편지. 광주시 제공
지난 1일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원정 경기. 52일 만에 6연패 탈출에 성공한 광주FC 선수들이 환호를 질렀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의 늪을 탈출한 것과 동시에 최하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승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보이지 않았다. 광주FC 구단주인 강 시장은 홈경기뿐만 아니라 서울, 전주 등 원정 경기까지 직관하며 팬들과 함께 응원하기로 유명하다. 실제 지난 3월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광주FC와 FC서울 홈개막전 관람에 이어 3월10일 강원FC전, 3월31일 대구FC전, 4월3일 인천유나이티드전, 4월27일 수원FC전 등 홈경기, 4월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모터스와의 원정 경기를 찾았다.

특히 이번 제주 경기의 경우 연패에 빠진 광주FC를 격려하고자 원정 응원이 예정됐었다. 그러나 결국 취소됐다. 호사가들은 “광주시장이 질책한 것 아니냐”는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뒷 이야기가 있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 시장은 연패에 시달렸던 지난달 말 이정효 광주FC 감독에게 ‘중꺾마’ 제목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강 시장은 “기대가 맘껏 부풀어 오른 광주FC 팬들의 간절한 승리 염원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겠다”며 “구단주인 저도 광주시민도 신뢰의 힘으로 기다릴 수 있다”고 위로했다.

이어 “올 시즌 어떤 성적표를 갖더라도 감독님과 광주FC를 향한 애정은 식지 않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눈치 보지 않고 다양한 전략 전술을 시험하면서 묵묵히 이 시즌을 견뎌주시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강 시장은 “언제나 부족한 재정과 열악한 환경임을 미안해하는 구단주가 지지를 담아 편지를 보낸다. 변함없는 응원으로 함께하겠다”고 했다.

강 시장의 응원에 광주FC는 승리로 답했다. 제주유나이티드에 3대1로 승리했고, 지난 6일 대전하나시티즌에 2대1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 시장의 광주FC와 이정효 감독에 대한 애정은 평소에도 각별하다. 기자들과의 자리에서도 “이 감독은 국가대표급”이라고 치켜 세우거나 “이 감독이 있어서 광주FC가 살아나고 있다” 등 긍정적인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 시장은 이 감독의 축구 방식을 행정에 도입하려고도 했었다.

강 시장은 시청 공무원들에게 이 감독의 ‘공격 축구’ 방식을 예로 들며 “광주FC의 목표는 1위가 아니라 팬과 시민들의 즐거움이다. 지고 있을 때도 이기고 있을 때도 이 감독과 선수들은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행정 또한 시민들의 행복 찾기에 나선 대표 선수들인 만큼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이런 마음 때문이었을까. 제주와의 경기 직후 6연패에서 벗어난 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6연패할 때 구단주인 강 시장이 많은 걱정을 해주시고 편지도 직접 전달해주셨다. 선수들이 기죽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편지의 기운 덕분에 힘이 더 났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두 리더간의 믿음과 끈끈한 정으로 인해 광주FC 축구는 갈수록 볼만해지고 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