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박승영>기후변화 시대, 다시 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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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박승영>기후변화 시대, 다시 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자
박승영 전남도 수자원관리과장
  • 입력 : 2024. 03.20(수) 10:48
박승영 과장
 2020년 광주·전남에 이틀 동안 3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많은 지역이 침수되고 이재민이 발생하는 피해가 있었다. 지역주민들과 합심하여 피해 복구에 전력을 기울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섬진강 본류 일부 하천 제방이 범람하기도 했었던 물난리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2022년부터 찾아온 50년 만의 극한 가뭄에 도민들은 물 사용에 큰 불편을 겪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2022년 기상청의 장기예보에 따라 가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어 선제적인 가뭄 대책이 필요했고, 김영록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전라남도 가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가뭄 해소 시까지 매주 가뭄대책 상황의 주기적 점검을 실시하였다.

 또한,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등 물관리 기관 및 22개 시 군이 합심하여 지역별 단계별로 정밀한 대책을 수립해 가뭄 대응 담화문을 발표하고 도민들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 드린 바 있다.

 가뭄 극복을 위해 물 부족량 대비 맞춤형 적기 대책을 마련하여 골든타임을 사수하고자 총력을 기울였다. 주암댐, 평림댐, 수어댐에서 생·공 용수를 공급 받는 전남 12개 전 시 군이 ‘자율절수 수요조정제도’에 참여하여 348만 톤의 용수를 절감했고, 여수 광양산단의 공장 정비시기를 조정하여 292만 톤을 절감한 사례는 정부, 물관리기관, 기업체, 지역주민들이 협력하여 가뭄 극복에 힘을 모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댐 용수공급 조정기준(환경부)’에 따라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를 단계적으로 감량하였고, 섬진강 하천수 대체공급, 평림댐~수양제 연계운영을 통해 댐 저수량을 관리하였다. 보성강댐의 경우 평시 득량만으로 발전 및 농업용수를 유역 외로 공급하고 있었는데 가뭄 대응을 위해 발전을 중단하고 발전용수를 주암댐으로 보내 생·공 용수로 활용하는 보성강댐 운영방식 개선은 효율적인 통합 물 관리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전라남도 섬 지역 생활용수 공급 지원 조례’를 제정(‘23. 2.)하여 상수도시설이 없는 도서지역에 원활한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마을상수도, 소규모급수시설 및 해수담수화시설 설치, 수질관리 등에 필요한 경비의 지원근거를 마련하였고, ‘전라남도 지속가능한 통합 물 관리 기본 조례’를 제정(’23. 7.)하여 수자원의 확보와 물 공급, 가뭄 홍수 등 재해의 경감 및 예방, 빗물 관리와 물의 재이용 촉진 등이 포함된 도 차원의 10년 단위 물 관리 기본계획 수립 토대를 마련하였다.

 상황이 바뀌면 대응 또한 달라져야 한다. 기후변화가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년 사이에 극심한 가뭄과 극한 호우를 경험한 만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물 관리기관 단독으로는 물 재해에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워 정부, 지역주민, 지자체, 기업체, 물 관리기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함을 체감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라 주기가 짧아지고 그 강도가 심해지는 가뭄 홍수 대응을 위해서는 한정된 수자원의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우선, 하폐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지하저류지 등 대체수자원 개발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항구적인 물 관리 방안으로 섬진강댐 용수공급 기준 조정, 소규모댐 건설 및 리모델링 등 근본적인 중장기 가뭄 홍수 대책을 선제적으로 준비 해야한다.

 섬진강 유역 최상류에 위치한 섬진강댐 용수의 85%가 동진강 유역 김제평야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어 광주 전남지역 생·공용수 부족 및 하류 염해피해 발생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농촌 인구의 노령화, 농경지 감소 등 변화된 농업용수 수요량 재조사 후, 생·공 용수로의 활용을 확대하는 섬진강댐 용수의 합리적인 재배분이 정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광주·전남의 생·공 용수는 주암댐계통 의존도(70%)가 매우 높은 실정으로 이 중 55%가 광양만권 산단 공업용수로 공급중이며, 향후 예정된 산단 확장 및 2차전지 소재 등 업종 다변화에 따른 수자원의 추가 확보 시급하다. 이에 정부가 수립 중인 ‘신규 댐 건설’ 기본구상에 전남지역의 중·소규모 다목적댐 신규 건설 및 기존 댐 리모델링이 포함되어야 한다.

2020년 대규모 홍수피해를 입었던 전남도는 2022 ~ 202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281일의 가뭄이 지속되어, 주암댐은 역대 최저 저수율(18%)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과 기업들은 물 사용의 어려움을 겪었으며,특히 가뭄에 취약한 전남 완도의 일부 도서지역 주민들은 제한급수로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전남도는 환경부(영산강유역환경청),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물 관리 기관 및 광주시, 영산강 섬진강 유역 시 군과 협력을 통해 다각적인 가뭄대책을 추진하였고, 지역주민,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물 절약 실천이 하나가되어 극한 가뭄으로 인한 급수 중단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었기에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