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은 모양과 크기 등에 따라 특1급, 2상급, 3보통 등으로 나뉘어 등급이 결정된다.
하지만 농산물 모양 변형, 흠집, 찌그러짐 등의 이유만으로 못난이 농산물로 불리며 세계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은 한 해 13억톤에 달한다. 13억톤에 달하는 농산
물 폐기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메탄가스까지 발생하고있다.
고스란히 폐기 수순을 밟았던 못난이 농산물들이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서 매출이 오르고있다.
장보기앱 마켓 컬리에 따르면 2023년 11월 말까지 판매된 상품을 집계한 결과 채소류가 총 4000만개가 판매되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매일 1초에 1.38개씩 팔린 셈이다. NS홈쇼핑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8일까지 TV홈쇼핑 판매 상품을 대상으로 주문량을 조사한 결과, 고물가 시대 위축된 소비 심리가 반영된 상품들의 판매가 높았다. 전체 주문량 20위 안에 상품 중 식품이 12개이며, 이 중 25%인 3개 품목이 못난이 과일인 것을 주목했다. 못난이 백명란(7위), 열매나무 못난이 사과(11위), 아름아리 못난이 사과(14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편의점과 이커머스에서 못난이 신선식품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고 못난이 상품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못난이 채소전용 브랜드 '싱싱상생'을 지난해 5월 선보였고, 9월부터는 과일까지 취급하고 있다. 쿠팡은 못생겨도 맛있는 ○○ 등의 이름을 붙여 못난이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을 놓고 고금리ㆍ고물가로 허리띠를 졸라 메는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관 외에 맛을 비롯한 품질에 이상이 없으며 일부 상품은 오히려 더 당도가 높은 등 장점이 있어 거부감이 없다는 것. 홈쇼핑이나 일부 제한된 플랫폼에서 판매되던 못난이 농산물이 대중화될 경우 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고 치솟는 물가로 장보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보탬이 될 수 있어 못난이 농산물 판매 소비가 상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