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10건 중 8건은 부주의 실화… 복원하려면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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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산불 10건 중 8건은 부주의 실화… 복원하려면 50년
광주ㆍ전남 최근 10년새 410건
발생 77%가 人災… 367㏊ 활활
첨단장비 특수진화대 운영 등
영암국유림관리소 예방에 만전
  • 입력 : 2018. 04.17(화) 21:00
산불진화 훈련모습. 영암국유림관리소 제공

산하에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시기다.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희망을 준다. 산림청 직원들에게는 가장 힘든 산불 조심기간이 끝나는 시기이다. 봄철 산불기간은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이며, 가을철은 11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엘리뇨의 영향으로 갈수록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여름에도 산불이 발생하는 등 시기가 따로 없다. 올해 봄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건조한 날이 지속되었으나 다행히 비가 자주 내려 기후 여건은 유리한 편이었다.

최근 10년 동안 광주와 전남지역 산불발생 현황을 보면 총 410건의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면적인 367㏊의 산림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을 원인별로 분석해보면 입산자 실화가 45%로 가장 많고, 논ㆍ밭두렁 소각이 21%, 쓰레기 소각이 11%, 기타 순으로 나타났다. 분석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산불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의 실수로 발생하는 인재(人災)이다.

산림청 영암국유림관리소에서는 산불예방을 위해서 산불위험기간에는 입산통제와 등산로 폐쇄구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농사철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따라서 논ㆍ밭두렁 소각이 효과가 없음을 홍보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에는 진화인력을 지원해 소각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 28배에 달하는 산림을 집어삼킨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보면 그 피해가 우리의 상상 이상임을 알 수 있다. 한 번 산불이 나면 수십년 된 아까운 산림자원이 손실됨은 물론이다. 생태계가 파괴되어 홍수, 산사태, 풍해 등 자연재해에 대한 방어기능도 상실되는 등 산림이 주는 다양한 기능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다. 또한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이 숲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으려면 최소 50년이 걸리고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산림청 영암국유림관리소에서도 산불을 사전에 예방하고 신속하게 진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산불조심기간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관내 17개 시ㆍ군ㆍ구 산불 방지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100여명의 산불감시인력을 산불 위험이 높은 취약지역에 집중 배치하는 등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산불무인감시카메라, 산불위치관제시스템 등 다양한 최첨단 장비를 갖추어 대응하고 있으며, 산불의 초기 대응을 위해서 산림항공관리소와 실시간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산불발생 시기가 연중으로 확대되고 도시지역 산불과 야간산불로 인해 피해 규모가 대형화되는 등 유동적인 산불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10명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했지만 관할구역이 넓고 지자체별 배정인원이 적어 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에 인력투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보다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서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를 운영하게 됐다. 산불진화 특수진화대는 높은 체력테스트를 통과해 체력이 검증된 인력으로 평소에는 산불재난에 대비해 고난도의 훈련을 실시하며 실시간 대기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해 초기에 산불을 진화하게 된다. 산불진화에 특화된 인력인 만큼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는데 기존에는 진화인력이 산불현장에 도착하면 무전기 또는 휴대폰으로 상황실과 연락하게 되어 산불발생 장소와 진화상황에 혼선이 많았다.

그러나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헬멧에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어서 상활실에서도 산불상황을 현장과 동시에 알 수 있다. 또한 헬멧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장착되어 있어 진화대원간 서로 연락이 가능해 산불진화 중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진화대원에게 진화대장이 실시간으로 산불진화 상황을 알려주어 효과적인 진화는 물론 잔불발생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운영에 효과가 입증된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운영이 필요하다.

진화인력과 최신의 장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불은 해마다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되풀이되는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산불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먼저 산행 전에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여부를 확인하고 산불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은 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산에 갈 때에는 불이 잘 붙는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말고,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삼가해야 한다. 아울러 산불위험 시기에는 무단으로 논ㆍ밭두렁을 태우지 말아야 한다.

강덕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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