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농약 검사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가운데 15일 광주 북구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 축산물 검사과에서 연구원들이 계란의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
특히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는 동안 계란 농약잔류 검사시스템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올해 초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인 '피프로닐'이 계란 잔류물질 검사 항목에 추가됐지만 7개월 넘도록 추가항목 농약에 대한 잔류검사는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잔류농약 검사 대상인 전남도내 산란계를 키우는 농장은 모두 99곳이며 이중 친환경인증 농가는 78곳에 달한다. 전남도 등은 이날부터 전수조사를 통해 시료를 채취한 뒤 빠르면 17일까지 검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내 양계농가에서는 총 480만 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으며, 산란율이 70% 정도로 하루 평균 330만개의 계란이 생산되고 있다.
전수조사를 통해 잔류농약 미검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하고 검사 결과 불합격 농가가 나올 경우 검사 및 유통정보를 조속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해 유통 중인 계란을 즉시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국내 양계농가에서 사용이 금지된'피프로닐' 등 농약 19종이 올해 초부터 계란 잔류검사 대상에 추가됐지만 이들 항목에 대한 검사는 한차례도 없었다. 식약처가 '피프로닐' 검사를 위한 시료채취 집법 등의 시스템을 지난 7월 말에서야 갖추면서다.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는 7월 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피프로닐' 등이 포함된 계란 농약잔류 검사 일정을 통보받았고, 도내 12개 농가에 대한 1차 일제검사 추진 시점에서 국내에서도'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졌다.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문제가 제기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올해 초 추가된 '피프로닐'에 대한 검사를 어떤 방식으로 든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을 잡아냈지만 무려 7개월 넘게 살충제가 남았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은 계란이 전국적으로 유통됐다.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는 "닭 진드기를 잡기위해 쓰이는 피프로닐에 대한 잔류 검사 시스템을 갖추는데 3~4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사실상 7월까지 지난해 기준의 검사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국 양계농가에 대한 전수조사ㆍ계란 판매 금지를 관련부처에 긴급 지시했다. 김영록 농식품부장관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15일 00시 모든 농장 계란출하 중지' 조치를 결정했다. 계란 잔류물질 검사는 지난해까지 총 51종이었으나 올해 초 피프로닐 등 19종의 농약이 추가되면서 올해 70종으로 늘었다.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