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뿌리, 불면증에 효과… 차와 요리 활용 ‘일석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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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권의 야생화 이야기
알뿌리, 불면증에 효과… 차와 요리 활용 ‘일석삼조’
참나리-정연권의 야생화 사랑
땅나리.중나리 등 15종자생
꽃에는 꿀…나비.벌 찾아와
정원.화단.담장 밑에 적합
  • 입력 : 2018. 10.25(목) 21:00
  • kjpark@jnilbo.com
권세높은 분을 말하는 ‘나리’에서 유래했다는 ‘참나리’. ‘참’이라는 단어는 먹을 수있고 맛있는 꽃, 식물 등에 이름 붙여졌다. 참나물, 참나무, 참꽃 등등. 야산에 흔히 피어 있는 참나리는 한약재, 차, 요리로도 쓰이는 일석삼조의 야생화다.
정말인가. 참말이니. 진짜여? 다시 되물어본다. 하는 말이 사실 이냐고. 거짓이 난무하여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참담하다. 마음을 어디에 둘 수가 없다. 나는 누구인가. 무었을 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가. 내가 살아온 삶은 진실 되는가. 말이 많은 세상이다. 형체 없이 들려오는 말들이 가슴을 후벼댄다. 좋은 말이 넘쳐나고 좋은 말들이 고운 향기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따스함이 없다 정감도 없이 그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어디서 참 나를 찾을 것인가. 어디서 참된 사람을 만나서 참된 말을 들을 수 있을까. 꽃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 행복 했던가.

야생화를 사랑하는 남자라고 자부심을 가졌지만 참된 것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은 꽃을 닮았다고, 꽃향기와 닮았다고 하는 데 과연 그런가. 뒤돌아 보니 무늬만 꽃을 닮았을 뿐이다. 헛된 욕망과 명예를 사랑했다. 꽃은 다른 꽃을 미워하거나 질투 하지 않고, 다른 꽃들과 눈부신 조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데 나만 잘났다고 하지 않았던가. 꽃으로 예술을 한다고,

문화를 융성 한다고 교만 했구나. 허상이로다. 모두가 거짓이로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참과 연관되는 꽃을 찾아보았다. 참된 행복과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일깨주는 참마음을 찾아서 살아가고 싶다.



꽃은 지고 줄기만 있는 ‘참나리’를 만났다. 점점 빛을 잃어가는 햇빛을 가득히 안고서 찬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주황색 꽃에 점점이 화려한 호피를 가졌는데 그 화려한 자태는 어디로 가셨는가.” “뜨거운 여름 날 꽃잎을 젖히시고 호랑나비와 입맞춤 하던 사랑의 열정은 어디에 있는가. 그래, 그렇구나. 우아하지만 겸손하고, 당당하며 화려한 참나리 이였구나. 나리류에서 가장 아름답고 대표적인 꽃이라는 의미의 접두사 ‘참’을 붙였다. 나리는 이두(吏讀)이름인 내리화(乃里花), 대각나리(大角那里)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권세 높은 분을 말하는 ‘나리’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주황색 꽃잎에 갈색점이 있고, 뒤로 말려 ‘호랑나리’라고도 하며 한자명은 권단(卷丹)이다. 영어로는 타이거릴리(Tiger lily)로 호랑이무늬에서 연유 했다. 먹을 수 있고 맛있는 꽃과 식물들을 ‘참’자를 붙였다. 진달래를 ‘참꽃’ 이라하고, 상수리, 떡갈, 신갈, 졸참 등 도토리열매를 맺는 나무를 ‘참나무’라고 했다.

맛있는 ‘참나물’도 있다. 크고 살찐 알뿌리는 구황식물로 이용했기에 민초들에게는 이러한 표현이 가슴 속에 깊이 살아있다. 거기에 약효까지 좋으니 일석삼조의 친근한 야생화다.나리류(Lilium spp)는 전 세계에 130여종이 분포한다. 대한민국에는 꽃이 땅을 보고 핀다하여 ‘땅나리’, 하늘을 보고 핀다는 ‘하늘나리’, 땅과 하늘의 중간을 보고 피는 ‘중나리’, 꽃이 크고 줄기 가운데에 잎이 돌려나는(輪生) ‘말나리’와 섬에서 서식한다고 ‘섬말나리’, 솔잎처럼 가늘며 분홍색 꽃이 핀다는 ‘솔나리’ 등 15여종이 서식한다.

나리를 ‘백합’이라고도 부른다. 순결을 상징하는 하얀 꽃송이에 달콤하고 진한 향기를 가진 성스러운 자태로 인해 흰 백(白)자를 써서 백합(白合)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백합의 속명 릴리움(Lilium)은 라틴어 Li(희다), lium(꽃)의 합성어로 유럽에 서식하는 순백색의 마돈나 릴리(Madona Lily)에서 비롯됐다. 예수탄생을 알리는 수태고지(受胎告知) 명화(名畵)를 보면 성모 마리아의 꽃으로 나온다. 이러한 연유로 백합(白合)으로 불렀다. 그러나 비늘줄기(鱗莖) 백 개가 합해져 이루어진 식물이라는 뜻에서 일백(百) 자의 백합(百合)으로 불렸고 생약명 이기도 하다.



참나리는 백합과로 대표적인 여름 야생화다. 줄기 끝에서 주황색 꽃이 2~10개 핀다. 6개의 꽃잎들이 활짝 피어 뒤로 동그랗게 말려 젖혀지며 꽃잎 안쪽에 갈색의 반점이 화려하게 찍혀있다.

이러한 연유로 암술과 수술6개가 밖으로 길게 나와 있다. 꽃밥은 검붉은 색이다. 알뿌리는鱗莖)은 지름 5∼8㎝로 둥글고 원줄기 밑에서 뿌리가 나온다. 잎은 서로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잎겨드랑이에서 흑진주 같은 주아(珠芽)가 맺혀있다. 번식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있다.

꽃에는 향기가 없지만 달달한 꿀이 있어 호랑나비가 많이 찾아온다. 꽃잎을 활짝 젖히고, 벌 나비를 유인하여 꽃가루받이를 잘하려는 전략인데 씨방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상 하도다.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주아(珠芽)란 식물의 줄기에 생기는 부정아(不定芽)로 ‘구슬눈’이라고도 한다. 육아(肉芽)와 비늘눈(鱗芽)이 합쳐져 영양분을 저장하여 다육질화한 눈(芽)이다.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받이와 상관없는 무성생식방법이므로 모체하고 유전형질이 같다. 우수한 모체를 복제하여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전략으로 생각된다.

나리류에서 참나리만 유일하게 주아로 번식한다. 인편삽, 분구 등 번식방법에서 주아를 파종하는 게 제일 쉽다. 7~8월 꽃이 필 때 주아가 떨어지면 화단에 바로 파종하거나, 모아서 4도 내외의 저온에서 30여일 처리하여 파종하면 새싹이 나온다. 인편삽은 새싹이 올라오기 전인 3월경 알뿌리를 캐내어 인편을 하나씩 따서 모래에 꽂아 적절한 물 관리를 하면은 뿌리가 내려 새로운 개체가 된다. 정원이나 화단에 잘 어울린다. 초장이 커서 가장자리나 담장 밑이 적합하다. 굵은 알뿌리를 심어야 당년에 개화한다.

심는 거리는 40~50㎝ 간격으로 100여주 이상 모아서 심는 것이 관상효과가 크다. 4월께 10㎝정도 깊이로 심고 물을 흠뻑 준다. 생약명은 백합(百合), 권단(卷丹)이다. 마늘처럼 생긴 알뿌리를 말한다.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신경쇠약, 불면증, 호흡기계 질환 특히 히스테리와 원기회복에 좋다고 한다. 가을에 채취해 건조시켜 차로 마시거나 뿌리채 구이나 볶음, 가루를 내어 죽을 쑤는 등 다양한 요리를 하여 먹을 수 있다.

꽃말이 ‘순결’ ‘깨끗한 마음’ ‘변하지 않은 아름다움’이다. 순결과 깨끗한 마음은 마돈나 릴리에서 연유된 꽃말 이다. 하얀꽃이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고결하고 우아한 꽃은 순결과 신성의 상징 이였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던가.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달라진다. 순간 찰나의 꽃을 영원불멸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가슴속에 피어 있는 꽃은 영원하다. 호피모양의 화려한색과 당당하게 피는 모습은 가슴속에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된다. 가슴 속에 피어있는 꽃은 고요함을 감추고 마음속의 움직임에 고요함을 다독거리고 있다. 더불어 아름다운 마음결을 만들어 간다. 아름다운 꽃은 가슴속에 기억으로 남고, 추억으로 피어나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송이송이 화려한 미인의 자태…큰꿩의비름




화려하고 부드러운 색채에 풍성하고 볼륨 있는 자태가 어여쁘다. 잎과 꽃이 어우러져 정답게 피어 있다. 꽃 속에 꿋꿋하고 기품 있는 고결한 풍채가 가을빛을 가득안고 있다.

돌나물과의 가을꽃인 ‘큰궝의비름’이 의젓하고 근엄하게 피어있다. 꿩의비름속은 돌나물과 중에서 가장 큰 속으로 대한민국에는 21종이 서식한다. 꿩의비름, 둥근잎꿩의비름, 세잎꿩의비름 등이 비슷한 사촌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름’ 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으나 다육식물들이 건조에 강하여 비리비리해도 늠름하게 살기에 비름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름이 정겹고 사랑스럽다.

종자크기가 새들의 모이 같다고 ‘꿩’ 자에 꿩의비름 중에서 크다고 ‘큰’ 자를 붙였다. 숫꿩은 ‘장끼’ 암꿩은 ‘까투리’라고 한다.

귀에 익은 친숙한 까투리사냥 민요가 있다. 치악산은 꿩의 전설에서 유래하여 꿩 치(雉)를 쓴다. 꿩 육수로 만든 냉면이 원래의 냉면이라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가 아이들의 감성과 순수함을 일깨워 주는 등 꿩은 민초들에게 친숙한 조류이다.

종자는 10월 하순이 채취하여 냉장고에 저장 후 이듬해 원예 상토에 파종한다. 종자가 미세하므로 복토는 하지 않는다. 삽목은 5~6월 줄기를 7~8㎝로 잘라서 75공 프레이에 비스듬히 꽂고 30% 차광망을 설치한다. 물은 약간 건조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건조에 강해서 옥상녹화와 담장에 배치해도 좋다. 암석정원이나 공중걸기, 아파트 베란다 등 무난하다.

화학비료는 주지 않는다. 질소 성분이 많으면 잎이 검푸르고 잎줄기가 연약해지면서 초장이 엄청 커지는데 병충해에도 약해지고, 바람이 불면 잘 쓰러진다. 반면 질소 성분이 적으면 잎은 초록색이면서 초장은 적지만 병해충에 강건하고 충실하다.

분화용으로 적합하여 석부작, 분경, 팻트병 등 까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 관리가 수월하다. 생약명으로는 경천(景天)으로

하늘 별 같은 꽃들이 피어 있다. 해독, 지혈, 청열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꽃말이 ‘희망’ ‘생명’ 이라고 한다. 강건한 생명력과 화려하고 꿋꿋한 자태가 희망과 생명의 경외심을 준다. 강인한 생명력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우리의 삶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조남걸, 장병태 지인의 사진을 같이 사용한 덕분에 좋은 글이 되었기에 감사드린다.



경남 과학기술대학 겸임교수

한국야생화 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

전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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