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전남도 최대도정지표인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에서 더 나아가 '농어촌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제안하고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곧 있을 도정질문에서도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우리나라 농어촌은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30대 이하는 10%도 안 된다. 이 상태로 가면 십 년 후쯤 농촌에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폐허가 되고 말 것이다. 반대로 도시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허덕이는 젊은 청년들이 넘쳐난다. 농어촌에 젊은 층이 없는 만큼 희소성 원칙에 의해 청년들에게 농어촌은 도시에 비해 성공의 기회가 활짝 열려있다.
나는 청년들에게 농촌은 기회의 땅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러한 확신이 말이나 구호가 아닌 청년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실제 정책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홍보를 해서 청년들이 스스로 농촌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 내자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아직 완성된 정책은 아니지만 일차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기본정책은 다음과 같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농촌으로 돌아오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농촌사관학교'와 비슷한 기관을 설립한다. 청년들이 적당한 기간 교육 이수 후 농촌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나이 드신 농장주와 계약을 맺는다. 이 계약에는 도청, 군청 등 자치단체나 농협, 도 산하 신용보증기금기관 등이 보증을 해준다. 청년은 계약 기간은 보수를 받으면서 농사일을 같이 한다. 그리고 처음 맺은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는 보증을 서준 기관 도움을 받아 계약대로 그 업을 청년이 완전히 인수한다."
농어촌에 청년이 돌아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농어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초기자본이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든다는 것이다.
나의 제안대로 하면 청년은 초기 자본 없이 농사를 배워가며 자기 소유의 농사일을 가질 수 있다는 푸른 희망으로 더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나이 드신 농장주는 어차피 나이 들면 농사일을 못하고 폐처분 해야 할 농장시설 등을 적당한 가격을 받고 넘길 수 있고 그 농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상호이익이 되는 일이다. 우리 농촌도 살아나고 청년 농사꾼도 늘어나는 일석삼조 이상이 되는 일이다.
여기에 첨단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 젊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면서 스마트농업 등 첨단농업도 가능해지고 고질적인 농산물 유통문제도 해결될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전남만 연봉 1억이 넘는 농부가 오천 명 가까이 된다. 이처럼 청년들에게 농촌은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
이 숫자 정도의 젊은 청년이 농촌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자.농촌은 당장 젊음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물론 이 정책을 실행해가는 데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점은 정책을 입안하면서 차차 풀어가면 될 것이다.
먼저 나의 제안 중 가장 큰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청년과 농부와 계약 시 임금문제라고 본다.
청년이 농촌에 돌아와서 가정을 꾸리고 생활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초급 공무원 수준의 임금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계약한 농장주가 그렇게까지 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그 해결책으로 요즈음 문재인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무원을 대폭 증가시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추경에서도 여야가 경찰관ㆍ소방관ㆍ사회복지사 등 공무원 1만2000명 증원을 위한 시험교육비 예산 80억 원을 두고 날카롭게 대치했다. 물론 위에 나열한 공무원 충원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내가 아주 가까이에서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우리나라가 공무원이 부족해서 일을 못 할 지경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 예산을 '농촌으로 돌아가는 청년' 에게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1만2000명 평생 인건비를 따지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간다. 80억은 시험으로 뽑기 위한 비용일 뿐이다. 1만2000명 1인당 인건비 삼 분의 일만 농촌으로 돌아가는 청년에게 지원한다면 그 예산으로 5만 명의 청년을 농촌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청년들이 안정되게 생활할 수 있는 나머지 비용은 계약한 농부가 부담하면 된다.
죽어가는 농촌을 살리는 일이 1만2000명 공무원을 증원하는 일보다 덜 중요할까? 청년 일자리도 공무원 증원보다 3배나 더 창출할 수 있다. 공무원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10년 후쯤에는 자기 소유의 농장을 보유할수 있는 조건이라면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내가 너무 청년들이나 농촌 현실을 모르는 허황한 꿈을 꾸는 것일까?
하지만 나의 허황한 꿈이 꼭 현실이 되어 우리 농촌이 살아나고 지역 또한 생동감이 넘쳐 났으면 한다.
박철홍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