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
5일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42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남 장흥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후인 1950년 9월 초와 1950년 10월 초에 장흥군 대덕읍에서 124명이 지방 좌익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희생자들은 경찰과 공무원 및 그 가족, 우익인사와 그 가족, 부유하다는 이유 등으로 희생됐다.
조사 결과, 특징적인 것은 일가족 희생사건이 많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전체 사건 120건(희생자 수 124명) 중 개별사건은 4건에 불과하며 가족희생 사건 116건 관련 희생규모가 120명으로 희생자의 96%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세 이하 희생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50, 60대 희생자도 많았으며 여성 피해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37%에 이르렀고 희생자의 55%가 농업과 가사에 종사했다.
이 사건의 가해 주체는 지방 좌익이다. 대다수 사건이 인민군이 퇴각 이후 전남 장흥군 대덕읍이 수복되기 직전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지방 좌익의 활동 시기인 1950년 10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희생자들은 경찰, 공무원 및 그 가족, 대한청년단원 등 우익인사이거나 그 가족이라는 이유와 마을에서 부유한 편에 속한다는 이유 등으로도 희생됐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비록 전쟁 중이라 할지라도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국민이 희생되고 유족에게 피해를 준 데 대해 희생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위령사업 지원 방안 마련과 역사기록이 잘못 기술된 경우, 수정하고 평화인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