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논설실장 |
카시마호로정은 기부금으로 '고향 납세 육아 저출산 대책 꿈 기금'을 조성, 10년간 무상보육을 약속했다. 전입 가구에는 아이 1명당 100만엔을 지원하는 육아·주택 지원사업을 전개했다. 지역 아동들의 영어 학습을 위한 외국인 교사를 채용하는 등 돌봄과 교육의 질을 높였다. 인구 증가로 이어진 핵심이다. 2017년에는 '고향납세 생애활약 보장기금'을 만들어 건강포인트 사업과 지역 포괄 복지사업 전입자들에게 생활체험형 여행인 카미시호로 견본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기부자를 단순 기부자로 머물게 하지 않고 기부자 초청 행사와 거주 프로그램 등 관계 인구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광주시와 전남도를 비롯한 지역 지자체들이 내년 1월 본격 시행될 고향사랑 기부금제 성공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고향기부금제를 자체적으로 세수 확보가 쉽지 않은 열악한 지방재원을 돌파할 요술방망이로 인식하고 TF를 구성해 출향민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 우리나라 연구 기관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고향보다는 자신과 상관없는 지자체 △여행 경험이 있는 지자체에 기부 의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자체 이미지, 지자체 기부금 정책 혹은 답례품 등에 의해 기부를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일본의 지자체들은 고향세를 모금하는 데 있어 육아지원, 정주인구 기반조성,지역명산 시설정비 등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답례품도 쌀, 과일, 지역사랑상품권 등도 있지만 1일 역장, 농가 민박 등 체험서비스도 있다. 고향이 없는 MZ 세대들에게 어필도 성공 포인트라는 것이 일본의 연구 결과 보고여서 우리로서도 참고를 삼을만하다. 즉 답례품 가성비와 가심비가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고향 기부금은 개인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이외에 1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답례품으로 기부금의 30%가 그 지역의 특산품 등으로 제공된다. 1인당 10만원까지 전액 소득공제받고 원하는 선물을 고르면 된다. 기부자로서는 한 푼도 손해볼일은 아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돈벼락이 떨어질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국물도 구경할 수 없다. 꼭 답례품이 정답은 아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꼼꼼하게,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다. 20, 30대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중요하다. 새로운 실험에 나선 전국의 지자체들이 똑같이 출발하나 보자기에 담는 과실의 갯수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용규 논설실장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