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주자' 출사표 잇따라…세대교체론 부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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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97주자' 출사표 잇따라…세대교체론 부상할까
박용진 "완전히 달라진 당" 대표 도전||전날 강병원 “새 술은 새 부대에” 출마||강훈식 3일 예고…박용진·전재수 고심||친문·86그룹도 '이재명 대항마'로 밀어
  • 입력 : 2022. 06.30(목) 16:56
  • 서울=김선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세대교체론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재선 소장파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 그걸 박용진이라는 가슴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계파와 악성 팬덤 극복 필요성을 제기하며, "우리 당심, 민심이 바라는 건 완전 달라진 민주당이 되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전 민주당과 다르게 생각하고 말해오고 행동해온 사람이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1년생' 동갑내기 친문 강병원 의원에 이어 97그룹에선 두번째 당권 도전 선언이다. 앞서 강 의원은 전날 "새로운 인물이 이끄는 새로운 민주당, 이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당 혁신과 통합의 징표"라며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어달라"면서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재선 강훈식(1973년생) 의원도 7월3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강 의원은 원내대변인과 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당내 전략통이다.

아울러 박주민(1973년생) 의원이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 친문 전재수(1971년생)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인 '노사모'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며 의견을 듣고 있다.

당내에서도 97주자들을 '이재명 대항마'로 전폭 밀어주는 모습이다. 86 그룹 맏형 격인 이인영 의원이 지난 28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등 '양강 양박' 97 주자들과 오찬을 갖고 출마를 권한 게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전재수 의원과도 차담을 갖고 '영남 세대교체 주자'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친문핵심인 홍영표, 전해철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재명 의원을 향한 압박과 함께 97 주자들에게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친문계 신동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홍영표, 전해철, 이인영 의원을 거론하며, "이 세분들의 결단을 접하니 임중막여덕(任重莫如德. 책임이 중하다 하지만 덕만큼 중요하지 않다) 다섯 글자가 더 크게,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고 추켜세웠다. 당 일각에선 97주자들이 막판 단일화를 통해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불출마 압박에도 이재명 의원이 '마이웨이'를 걷자, 세대교체를 명분 삼아 '반(反) 이재명' 단일대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 '지금 당신이 나설 때가 아니다'라는 압박 같은 게 여전히 강력하게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할 것 아니냐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라며 "단순화 시켜보면 이재명 대 97(세대) 구도로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흐름만 바뀌면, 바람만 생기면 얼마든지 이기는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의원은 이날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철 지난 색깔론이나 거짓말로 정쟁을 도발하고 몰두하는 모습이 참으로 딱하고 민망하다"면서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보고' 논란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성토하는 현안 메시지를 냈지만, 전당대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