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전용수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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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담배꽁초 전용수거함
  • 입력 : 2022. 05.26(목) 17:06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A는 일하다 말고 밖으로 조용히 나간다. 10여분쯤 있다가 다시 들어와 하던 일을 한다. 사무실 건물밖 구석에서 흡연을 하고 돌아온 것이다. 가끔 그가 그 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모습을 보아온 터라 알게된 것이다.그곳엔 담배 꽁초를 버릴 쓰레기통이 있었고 흡연족들이 애용했다. 비흡연자로서 이들을 볼 때마다 느낀점은 한마디로 애처로움 그 자체였다. 담배는 눈에 잘 띄지 않게 감춘 채이고 얼굴 표정은 늘 죄스러움이 묻어있었다.여유와 만끽은 찾아볼 수 없었다.흡연이 사회에서 배척받고 있는 세태라지만 저렇게하면서까지 담배를 피워야만 할까란 생각도 들곤 했다. 물론 그들은 네게 "그건 네생각이고"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광주지역 상가 밀집구역 거리에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를 볼 때는 더욱 이런 생각이 강화된다.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보니 철망이 씌워진 도로위 배수구 안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보기에도 안 좋지만, 여름철 폭우라도 쏟아지면 구멍이 막혀 주변을 물바다로 만들기도 한다.한데 올 여름에는 조금은 상황이 개선될듯 싶다.

광주시가 KT&G와 협업해 이달 23일부터 31일까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214개를 설치키로 했기 때문이다.1m 높이의 수거함은 투입구에 다른 쓰레기를 넣을 수 없도록 작고 동그란 구멍으로 제작되며 제작비는 KT&G 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현 차원에서 부담한다. 시설 유지·관리는 5개 자치구에서 맡는다. 담배꽁초는 유해(독성) 물질이 많이 함유된 폐기물이다.담배 내 7000가지 화학물질이 필터를 통해 환경에 유출되는데, 그중 50가지는 발암 물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이란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담배 필터 하나에는 5~7㎎의 니코틴(전체 담배의 약 25%)이 들어 있다. 이것이 그대로 버려질 경우 강물과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

당연히 죄다 수거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환경부는 1993년부터 담배꽁초의 처리를 위해 담배 제조·수입업체에 폐기물 부담금을 물리고 있다. 담배 한 갑가격 4500원이라면 24원이 폐기물 부담금이다. 1개비당 1.2원꼴이다. 담배생산자인 KT&G 이 부담금 뿐만 아니라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설치를 통해 생산자 책임을 더 지는 셈이 됐다. 모쪼록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설치를 통해 거리와 환경,흡연 문화까지 깨끗해지는 순기능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