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61-4> 홍콩·미얀마 민주화운동 현장서 불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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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61-4> 홍콩·미얀마 민주화운동 현장서 불리기까지
●5·18 42주년 특집-기록을 넘어 시대를 넘어Ⅰ||유튜브엔 세계인과 함께 부른 '임을…' 존재||국가 폭력과 맞서는 세계 곳곳서 울려 퍼져
  • 입력 : 2022. 05.01(일) 18:34
  • 도선인 기자

2020년 6월 드리머스가 유튜브에 공유한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 영상.

5·18민주화운동의 대표곡 '님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를 넘어 세계인에게 민주화를 향한 용기와 함께 예술적 영감을 주고 있다.

"We will leave no honors, no love, no fame… We are marching on. keep faith n follow us."

지역의 비영리 공연예술단체 '드리머스'의 작품, 세계인이 함께 부른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 드리머스의 박태상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지난 2020년 유튜브에 '님을 위한 행진곡'을 올렸다.

영상은 내·외국인 음악가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몽골의 악기 호치르, 젬베, 바이올린, 일렉기타, 피아노 심지어 장구와 단소를 통해 연주하고 제창하는 내용이다. 5·18민주광장, 옛 상무대 등 익숙한 장소도 나오기도 하고, 외국인·내국인 할 것 없이 낯선 언어로 노래를 부른다.

광주에서 미얀마 연대 바람이 불었던 지난해 5월에는 광주에 있는 미얀마인들이 미얀마어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하는 영상을 올렸다. 댓글에는 "고통받는 미얀마 분들 그리고 힘없이 무너진 홍콩 민주화 꼭 힘내십시오", "여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입니다. 동영상 보고 크게 감동했습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해 5월에는 광주에 있는 미얀마인들이 미얀마어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하고 있다. 드리머스가 유튜브 업로드한 영상을 캡쳐했다.

박 대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인권에 대해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전 세계에서 불리는 이유다"며 "5·18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이 승리한 투쟁이다. 이런 역사를 보고 다른 나라의 시민들도 우리도 승리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의 민중가수 박종화 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에서 모티브를 얻어 서예 작품을 발표했다.

박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가지고 나만의 필체로 썼던 서예 작품이었는데, 이를 가지고 2018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전시했다"며 "내가 전남대 82학번인데, 노래가 만들어진 그해부터 노래를 배우고 알리고 수없이 불렀다. 서예 작품은'님을 위한 행진곡'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고자 했던 시도다"고 말했다.

지역의 민중가수 박종화 씨는 '님을위한행진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서예 작품.

박씨는 아직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시대의 노래를 생각한다.

그는 "거리에서 시위하고 공연하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정말 많이 불렀다. 악보도 없는 시절, 대학생 동아리, 소모임, 신입생 환영회 등 첫 번째 코스는 이 노래를 배우는 것이었다. 5월 대표 노래로 알리는 것은 우리 몫이었다"며 "나중에는 5·18민주화운동 전야제 총감독 등을 맡으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래가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보며 민중가요가 갖는 힘을 또 한 번 생각한다.

박씨는 "특수훈련을 받은 백골단, 경찰부대가 막아서는 그 두려움과 공포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이 상황에서 가장 힘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민중가요'다"며 "광주는 물론 세계적으로 힘과 용기를 주고 민중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예술 장르가 됐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