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인들 사랑방… 이제는 '목포 속 문화'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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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인들 사랑방… 이제는 '목포 속 문화'로 변신
지역 명물 빵·술 지역효자로 만들자 ③목포 '1949 코롬방제과점'||전국 5대 빵집 명성 떨쳐 ||55년째 초심 그대로 운영 ||목포 관광문화 자리매김
  • 입력 : 2022. 04.27(수) 14:27
  • 김은지 기자

목포시 영산로75번길 7에 위치한 '1949 코롬방제과점'

전국 5대 빵집, 목포의 사랑방. 1949년 처음 문을 열고 70여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포의 '1949 코롬방제과점'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1949 코롬방제과점(대표 정철주·54)은 광주에서 무안광주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50여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목포시 구도심에 위치해 있다.

도심 공동화로 인해 빈 가게들 한가운데 코롬방제과점 한 곳만은 인적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곳은 '전국 5대 빵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목포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1949 코롬방제과점'에서 판매 중인 빵들.

● 전국 '빵순이'들을 불러 모으는 일품 빵

코롬방제과점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빵은 크림치즈바게트와 새우바게트, 마늘바게트 등 바게트 3총사다. 2002년 김동인 제빵사가 개발한 세 종류의 빵은 20년째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층층이 칼집을 낸 바게트 사이사이에 아낌없이 넣은 크림치즈와 쫄깃한 빵이 만난 크림치즈바게트는 빵을 싫어하는 사람마저 반하게 만들 맛이다.

반죽에 마른 새우를 갈아 넣어 구워낸 바게트에 오이피클과 머스터드소스를 섞은 특제 크림을 넣은 새우바게트는 특유의 짭조름한 맛과 담백한 빵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전국 '빵순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 빵만을 먹기 위해 목포를 찾는 관광객의 발걸음도 적지 않다. 증명이라도 하듯 크림치즈 바게트와 새우바게트는 주말 평균 700여개, 마늘바게트는 500여개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을 따로 받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0~30건의 택배 주문이 들어온다.

다양한 앙금을 가득 넣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만주 삼총사도 수십 년째 코롬방제과점의 대표 메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밖에도 생크림팥왕빵, 치아바타, 먹물크림파이, 연유볼, 초코브라우니 등 우리밀 그리고 최고의 재료로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만나볼 수 있다.

1949 코롬방제과점'을 운영 중인 김현숙 대표와 심현숙씨.

● 70년 전통, 전국 5대 빵집 명성 이어

현재 코롬방제과점 위치한 곳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운영됐던 목포 최초의 제과점이 있었다. 1949년 정병교씨가 인수해 '코롬방'이라는 간판을 달고 개업했고, 코롬방제과점의 역사가 시작됐다.

1967년 코롬방제과점을 인수한 김현숙(80)대표는 그 후로부터 55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왔고, 현재는 아들 정철주 대표와 며느리인 심혜원씨가 함께 공동경영인으로 가게를 운영 중이다.

코롬방제과점의 공동경영인인 정철주 대표는 지난해 11월 김영모제과점에서 근무했던 김희원 공장책임자를 영입해 제품 연구와 품질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매장 전면을 리모델링했으며, 동시에 브랜드화를 진행해 신메뉴 개발 및 서비스 품질 강화에 나섰다.

● "백년가게 목표, 목포 속 하나의 문화로"

올해로 문을 연지 73년이 된 코롬방제과점은 누군가에게는 허기진 배를 채우던 장소였고, 누군가에게는 첫 미팅의 설렘을 그대로 간직한 장소다. '목포의 사랑방'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목포 시민들의 추억을 가득 담은 코롬방제과점은 이제 목포의 백년가게(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를 목표로 한다.

김현숙 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30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손님이 어느새 중년이 돼서 가게를 찾곤 한다"며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목포도 많이 변했는데 코롬방은 그대로네, 코롬방에만 오면 어린 시절 생각이 많이 난다'라는 말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롬방제과점이 목포시민들은 물론 전국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돼 항상 감사하다. 그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직하게 가게를 꾸려나가겠다"며 "전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코롬방제과점에 오기 위해 목포를 왔다고 할 때도 참 기분이 좋다. 알고 보면 목포가 진정한 맛과 멋의 도시인데, 더 많은 분들이 직접 와서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49 코롬방제과점'에서 판매 중인 빵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