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 아닌 '새로운 충장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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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과거의 영광' 아닌 '새로운 충장로' 꿈꾼다
곽지혜 경제부 기자
  • 입력 : 2022. 02.13(일) 14:06
  • 곽지혜 기자
곽지혜 경제부 기자
광주 충장로만큼 다양한 별명을 가진 지역도 없다.

광주 사람들은 여전히 "시내에서 만나자"라고 하면 충장로를 떠올리는 명실상부 광주의 중심지이자 쇼핑의 메카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광주·전남의 상징으로, 또 장인과 예술가들이 터를 잡고 그 명맥을 이어가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불린다.

또 매 선거철이면 '호남 정치 1번지'로 이름을 대신하며 각 후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으로, 실제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충장로를 찾아 합동 거리연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충장로'는 구도심 공동화, 신도심 확장 등의 영향으로 과거 영광을 찾아보기 힘든 쇠퇴한 상권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광주를 기억하고 광주를 사랑하는 이들이 지금의 충장로는 분명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여기면서도 동시에 어느 한켠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 충장로가 2022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그 어느 때보다 상권 활성화에 대한 가능성과 의욕으로 넘실대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낙후된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권 르네상스 사업에 선정되며 올해부터 5년간 100억원 규모의 상권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여러 상권 중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충장로 1·2·3가와 예술과 장인 정신이 살아 있는 충장로 4·5가, 금남지하상가와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동명동, 대인예술시장까지 도심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연계해 특화된 상권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장로의 재도약은 분명 가능성이 있는 일로 보여진다.

광주 동구 역시 상권 활성화와 동시에 체류형 관광 도시로의 청사진을 그리고 지역 특화 문화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충장상인회와 최근 독자 출범한 충장로 1·2·3가 상인회, 금남지하상가 상인회 등 각각의 구역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열의를 보이고 있는 상인회의 대의를 위한 협동은 르네상스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네상스 사업 공모를 준비하며 임대료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협약서에 상인들의 90% 이상이 서약하는 등 어느 때보다 충장로 살리기에 마음을 모았던 만큼 앞으로의 협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청년들은 충장로에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보고, 기존 상인들은 낡은 상권 환경 개선을 시작으로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를 꿈꾸고 있다.

오는 2026년, 충장로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마무리될 때는 지금의 쇠퇴한 구도심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과거와 현재가 함께 흐르는 아름답고 활발한 도심으로 변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