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 무지개 제호 NFT는 지속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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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전남일보의 무지개 제호 NFT는 지속가능할까?
2019년 광주서 최초 열린 퀴어축제 ||존중과 포용 의미 담은 무지개 제호||올해 새해 특집으로 NFT 무료 발행||트위터 팔로우 급증… 커뮤니티 형성||지속가능 위해선 '가능성' 선보여야
  • 입력 : 2022. 02.03(목) 18:19
  • 최황지 기자

전남일보가 새해를 맞아 독자들에게 선보인 무지개 제호 NFT. 전남일보 자료사진

 전남일보가 뜨거운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시장에 뛰어들었다. 참전해 보니 NFT에 관한 여러 논란들이 실감이 됐다. NFT 시장의 들쑥날쑥한 흐름과 과열 양상, 나아가 NFT 시장이 어떤 지속가능성을 갖게 될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확실한 건 전남일보 NFT 도전은 나름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전남일보가 NFT 발행을 각오하고 콘텐츠를 선택할 때, 회사 구성원들은 이론의 여지없이 무지개 제호를 꼽았다.

 전남일보의 2019년 10월25일자, '빨주노초파남보'로 색칠된 무지개 제호는 신문의 얼굴인 1면을 장식했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퀴어문화축제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제호였다. 정론을 통한 진리추구를 상징하는 검은색 제호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제호로 1면을 장식한 것이 유명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전남일보로선 회사의 비전과 가치관을 담은 '비장의 무기'였다. 지역 일간지가 NF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력투구였다.

전남일보 트위터에 NFT 이벤트 후 723명의 팔로워가 모였다. 캡쳐

 전남일보는 NFT를 무료로 배포했다. 유저들에게 선착순으로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커뮤니티 형성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NFT 정보 공유, 이벤트 공지는 거의 트위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재 트위터는 NFT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심축으로, 전남일보도 트위터에서 총 500명의 유저들을 모집했다.

 트위터 이벤트 공지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10배가 넘는 유저들이 계정을 팔로우했다. 60명이 구독하던 전남일보 트위터 계정을 600명이 구독하게 된 셈이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두번째 삼행시 이벤트를 곧바로 진행했다. 추가로 200명의 구독자들이 유입됐다.

 그럼 전남일보의 NFT 파격 나눔이 자체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까지 이어졌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만 맞다. 트위터 이벤트는 리트윗과 댓글이 빠르게 달리면서 NFT 커뮤니티계에 입소문이 났다. 선착순 이벤트가 종료되는 현재까지 전남일보 트위터 계정 팔로우 취소는 미미한 편이다. 향후 진행될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저들이 전남일보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남일보의 역사성과 가치까지 공유하는 유저들은 극소수다. 물개소녀가 분석한 전남일보 NFT 발행 후 커뮤니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남일보 무지개 제호를 에어드롭받은 유저들은 대부분 해당 NFT가 자본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전남일보의 이벤트 내용을 공유하면서 '특이하니 일단 받아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NFT 최대 온라인경매처인 오픈씨에 전남일보 무지개 제호 NFT가 다양한 가격에 팔리고 있는 모습.

 이후 NFT 시장 오픈씨에는 700명의 유저에게 에어드롭한 무지개 제호 NFT가 매물로 나오고 있다. 적게는 0.1클레이튼(143원) 많게는 2500클레이튼(344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올라와 있다.

 "비트코인 처럼 수 백배 오를지도 모른다". 무지개 제호의 심미적 가치가 아닌 NFT가 보증하는 정품인증서를 일단 받아두자는 식이다.

 여러 마켓에서 엉뚱한 NFT가 비싸게 팔리고 있는 이유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밈, 누군가의 방귀소리, 사소한 셀카까지 실제로 NFT 시장에서 팔린다. 무쓸모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인지, 평가받지 못했던 자산에 가치를 부여한 것인지 애매모호한 지점에서 과열된 시장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전남일보 NFT 시장의 미래 방향성도 고심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인증서로 가상공간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화폐다. 메타버스에서 펼쳐지는 퀴어축제에 무지개 제호 NFT가 입장티켓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유저들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표현하는 앰블럼이 될 수도 있다.

 전남일보의 NFT 프로젝트는 이제 발걸음을 뗐다. 이번에 발행한 무지개 제호 NFT가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치로 치환될 수 있도록 여러 이벤트와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무지개 제호 NFT가 100원에서 344만원까지 폭넓은 가치를 가진 것처럼 전남일보 NFT 도전도 여러 스펙트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지속가능한 어젠다를 제시하는 전남일보의 도전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글=나스닥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개소녀

편집디자인=어구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