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팀 난기류 부상… 재보선 공천 갈등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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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국민의힘 원팀 난기류 부상… 재보선 공천 갈등 기폭제
홍준표, 측근 전략공천 요구에 尹, 사실상 거부
  • 입력 : 2022. 01.20(목) 16:36
  • 서울=김선욱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측근 3·9재보궐 공천 요구에, 윤석열 후보가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오히려 재보궐 선거 공천권 요구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된 모습이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준표 의원은 전날 윤석열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공천과 함께 대구 중남구 등에 자신과 가까운 인사의 공천을 요청했다. 최 전 원장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뒤 홍 의원을 지지했다. 당초 이 자리는 선거 막판 국민의힘 '원팀' 구성을 위해 윤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홍 의원을 선대위 고문으로 영입하기 위한 것이었다.

홍 의원은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함께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두가지가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홍 의원과는 달리 회동 뒤 별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홍 의원이 요구한 측근 공천 때문으로 보인다.

홍 의원의 요구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구 공천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불쾌해 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후보는 에둘러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앙당사에서 정책 발표 후 기자들을 만나 "공관위가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며 "서로가 미는 사람이나 후보 입장에서는 다 본인이 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위원회에 좀 맡기고 저는 공천 문제에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당 대표도 "여론조사 공천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그 기조에 변화가 있으면 관계있는 분들의 타협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치권에선 공천 요구가 공개되면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더 꼬인데다 오히려 갈등만 키운 꼴이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이 불안해 하니까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같은 사람을 공천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걸 두고 자기들끼리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 가지고 공개적으로 그런 식으로 (발표)한다. 방자하다,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라고 비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