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다시 불붙는 '무속인 비선 실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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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대선판 다시 불붙는 '무속인 비선 실세' 논란
민 "의사결정 의존 위험·불안한 일"||국, 진화 부심…네트워크 본부 해산
  • 입력 : 2022. 01.18(화) 17:08
  • 서울=김선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판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역설적으로 최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녹음 공개를 통해 되살아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무속인 비선 실세' 프레임 띄우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건희씨가 "영적인 사람이다. 도사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발언한 점과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윤 후보 캠프에서 고문으로 활동한다는 언론 보도 등을 거론하며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인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송영길 당 대표는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을 무당과 무속에 의존하는 이러한 국가결정권자가 있다고 한다면 대단히 위험하고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윤 후보 캠프의 무속인 활동 의혹과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묶어 "윤핵관은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김건희"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사실무근이라던 건진법사 전모씨가 캠프 실세로 활동했다는 게 사실로 밝혀졌다. 최순실의 오방색도 울고 갈 노릇"이라며 "선거 공식기구에 대놓고 무당을 임명할 정도면 샤머니즘 숭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도 전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길흉사를 무속인에게 물어보는 것을 어찌하겠냐마는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여부를 물어볼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무당이 막 굿을 해서 드디어 (북한의) 공격이 시작된다고 국가 지도자가 선제타격 미사일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맞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내로남불도 정도껏 하라"며 맞받아쳤다. 하 의원은 이날 BBS불교방송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19대 대선 때 유명 무속인에게 아예 명함까지 파줬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SNS를 통해서도 "19대 대선 당시인 2017년 5월 한 무속인은 본인이 전국무속인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임명장까지 공개했고 18대 대선 땐 문재인 시민캠프가 당선 기원 굿까지 지낸 바 있다"고 관련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또 "이재명 선대위도 지난 4일 무속인들에게 선대위 종교본부 임명장을 발급했으며 이재명 후보 역시 지난해 7월11일 황교익TV에서 '지금 사주를 보면 진짜 잘 나온다. 지금 대선 후보 중에서 제일이다'라는 자랑까지 했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한편에선 '무속인' 논란 진화에도 부심한 모습이다. 이날 무속인이 관여한 의혹이 불거진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했다. 윤 후보의 '무속 리스크' 재점화가 자칫 국민들에게 '최순실 트라우마'를 연상 시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해산) 이유는 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을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악의적인 오해와 관련, 특히 후보에게 계속 피해를 줄 수 있는 오해는 계속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의 결단으로 결정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를 놓고 '증거 인멸'이라고 비판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논란이 된 네트워크본부 출범식 영상이 보도되자마자 행사 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됐고 오늘 아침 선거조직마저 깨끗이 해산시켜버렸다"며 "증거인멸이 따로 없다. 이처럼 발 빠른 꼬리 자르기야말로 무속인 건진법사의 선거 활동을 여실히 증명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