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 공개' 대선판 파장 주목… 여야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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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녹취 공개' 대선판 파장 주목… 여야 날선 공방
민, "미투인식 반사회적” 공세||국힘, "이재명 욕설도 틀어라"||여론 추이 살피면서 대응 고심
  • 입력 : 2022. 01.17(월) 16:28
  • 서울=김선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일부 공개 이후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선판 레이스에서 핵심 뇌관으로 작동했던 '김건희 리스크'가 이번 녹취록 공개로 다시 부상하면서,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MBC 스트레이트의 전날 김씨 '통화 녹취' 보도와 관련, 공세에 나섰다.

김씨를 박근혜 정권 시절 '비선' 최순실에 빗댔고, 기자에게 '1억원도 줄 수 있다'며 캠프 합류를 제안한 것을 '매수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비하한 데 대해서도 직격했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씨는 기자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다"면서 1억원 발언의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을 놓고 '안희정이 불쌍하다'고 한 데 대해선 "김씨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다. 윤 후보조차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며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의 관점이 반인권적,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상호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김씨와 통화한 기자가 김씨 회사에서 강연한 것을 놓고 "캠프 구성원을 상대로 교육을 한 건 불법"이라며 "선거운동을 제3의 사무실에서 교육이란 형태로 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성준 의원은 "이게 정말로 대통령 후보의 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겸허하게 사과할 생각을 하셔야지 왜 이런 걸 공작으로 몰아가느냐. 도대체 누가 공작한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다만 '한방'이 없었던 보도가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오히려 김씨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해명성 방송이 돼버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당 선대위는 "공보단은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도 틀어야 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대책회의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인 정치 공작행위"라며 "MBC가 우리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공영방송 임무를 포기한 채 불법 녹취물을 반론권도 제대로 주지 않고, 대선을 목전에 두고 방송하면서 정치공작의 선봉을 자인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배우자에 씻을 수 없는 주홍글씨를 낙인찍어 정권을 도둑질하는 작태가 자행되고 있다"며 "MBC는 홈페이지에서 공정성과 공영성을 가치로 둔다고 했다.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공영방송이라면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테이프, 김혜경씨 관련된 것도 방송해서 국민이 균형 잡힌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선대본부장도 "불법 녹취파일을 불법으로 편집, 왜곡해서 유포하는 것은 선대본에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포함해 엄중 대처하겠다"며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대선 중립을 선언하고, 선거에 미칠 우려가 있는 행보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 선거용 당정 협의는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당은 날 선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대응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MBC 보도를 '악의적인 선거개입'이라는 프레임으로 대응하는 한편, 논란의 소지가 있는 김건희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즉각 사과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우며 여론을 살피고 있다. 김씨의 '입'이 대선정국의 중심으로 재부상해 여론이 악화할 경우,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윤 후보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민주당 역시 일부 논란이 될 발언은 있었지만, '한방'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여서 선대위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신중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의 반응을 주시해 가면서 김씨와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조율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