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몽규 회장 퇴진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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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몽규 회장 퇴진만이 능사 아니다
입장 표명에 “책임회피” 비판 거세
  • 입력 : 2022. 01.17(월) 17:23
  • 편집에디터

7개월 새 두 번이나 후진적 대형 붕괴사고로 광주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회장이 17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붕괴 사고와 관련, 회장직에서 사퇴키로 했다.

정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아파크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책임 통감과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나 환골탈태 자세로 다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난지 1주일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깊이 숙였으나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

특히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한 지역에서 7개월만에 두번이나 후진국형 사고를 일으켜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불안한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킨 책임있는 건설사 회장이 문제 해결과는 전혀 관련없는 사퇴를 거론한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정회장이 학동 참사때도 광주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상식밖의 재발된 대형사고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정회장은 이용섭 광주시장과 민주당 광주시당, 실종자 가족 등에서 "정몽규 회장 사퇴가 능사가 아니고 책임 회피라는 사퇴쇼"라는 비판을 엄중하게 인식하기 바란다.

정몽규 회장의 사퇴 표명은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사고를 발생한 회사 오너로서 이 사태를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정회장이 사퇴해도 대주주로서 사고 수습에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내용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정 회장은 모든 문제 수습 이후에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책임 회피성 사퇴 꼼수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 정회장 주도로 정확하고 투명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실종자 수색 지원을 비롯해 피해자 대책 마련에도 신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