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인류 역사상 녹색은 몸을 보호하는 안전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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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인류 역사상 녹색은 몸을 보호하는 안전 색
(130) 색채와 안전
  • 입력 : 2021. 12.28(화) 13:41
  • 편집에디터

색채와 푸르키녜 현상(Purkynë effect)

독일의 심리학자, 생리학자인 푸르키녜(Purkynë, Jan Evangelista, 1787년~1869년)는 1823년 자신의 이름을 딴 현상을 발표하였다. 눈은 한낮의 밝은 빛 속에서 노란색~녹색 범위의 색이 가장 잘 보이지만, 푸르키녜 현상은 주위의 밝기에 따라 물체에 대한 색의 명도가 변화되고, 추상체에서 간상체로 이동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푸르키녜 현상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나타나고, 이 활용으로 사라진 색의 순서는 빨강, 주황, 노랑, 녹색, 파랑, 보라의 순이다.

도로 표지판이나 비상계단의 표시는 주목성과 명시성을 이용한 것이 푸르키녜의 현상이다. 색의 항상성은 일종의 색순응 현상이고, 색각 항상이라고 한다. 빛의 강도와 조건이 달라져도 색을 본 대로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빨간 사과를 낮에 볼 때와 밤에 볼 때 물리적인 변화는 생기지만 빨간 사과로 인식된다.

색채와 교통 표지

날씨가 흐릴 때 녹색이 가장 잘 보이고, 다음으로는 노란색과 파란색 그리고 빨간색 순이다.

신호등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빨간색과 노란색 그리고 녹색으로 정해져 있다. 1930년 신호등이 등장했을 때 녹색 신호라고 불렀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이나 신문 지면에서 파란 신호라고 불러 그것이 정착되었다. 1947년 법령에서는 파란 신호라고 했으며, 새로운 신호는 녹색에서 파란색에 가까운 색이 되었다.

신호등의 색 중에서 대낮에는 노란색이 가장 밝고, 다음으로는 빨간색과 녹색 그리고 파란색의 순이다.

러시아 화가인 말레비치(Malévich, Kazimir S., 1878년~1935년)는 색채의 교통 표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인간의 길은 공간을 뚫고 나아간다. 슈프라마티즘(Suprématisme) 다시 말해서, 색채의 교통 표지는 인간적 심연으로 고양된다.

도로교통 표지판을 제작하는 규칙으로는 4가지가 있다. 첫째, 표지판의 바탕색은 주위 환경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어야 한다(사막에서는 노란색보다 녹색이 바탕색으로 적합함).

월리스(Wallis, W. Allen, , 1912년~1998년)는 물체의 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연구하였다. 노랑이 색채 중에서 물체가 가장 크게 보인다. 다음의 색으로는 하양, 빨강, 녹색, 파랑의 순서이고, 검정은 가장 작게 보인다.

1983년 노무라 준이치(野村純一)는 일본에서 교통 사고율이 높은 자동차의 색채에 대해 연구하였다. 일본에서 교통 사고율이 높은 자동차의 색은 녹색으로 2위(20%)를 차지했다.

아담스(Adams, H. E.)는 최초로 색채의 주목 가치(Attention Value of Colors)를 연구하였다. 흰 종이 바탕에 표준색을 붙이고, 이것을 피험자의 그룹에 한 번씩 보여 주었다. 이 실험은 태양광선 아래에서 행해졌는데, 피험자들이 최초로 주목한 색채에 대한 보고서이다.

시그널 그린(Signal Green)이라는 색은 교통신호를 이미지 시킨 녹색을 말한다. 인류역사상 녹색은 무서운 맹수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 색으로 사용되었다.

색채와 안전 색

주목성이 강한 색의 순서는 주황(YR) 빨강(R), 노랑(Y), 연두(YG), 파랑(B), 녹색(G), 검정(Bk), 보라(violet), 회색(gray)의 순이다.

하얀 배경에서 주목성이 높은 색의 순서는 빨강, 주황, 노랑, 녹색, 파랑, 보라의 순이다.

회색 배경에서는 주목성이 높은 색의 순서는 노랑, 빨강, 주황, 파랑, 녹색, 보라의 순이다.

검정 배경에서는 주목성이 높은 색의 순서는 노랑, 주황, 빨강, 녹색, 파랑, 보라의 순이다.

일본의 모든 철도역 발매창구는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녹색의 창구(綠의窓口)'라고 한다. 이는 녹색이 상징하는 안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안전한 여행을 보장'한다는 느낌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

문화예술 기획자/ 박현일(철학박사 미학전공)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