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구석구석 꼭 가봐야 할 산객 탐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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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 꼭 가봐야 할 산객 탐방지
  • 입력 : 2022. 01.06(목) 14:40
  • 이용환 기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 한솜미디어 제공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

한필수 | 한솜미디어 | 1만8000원

'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산은 변덕을 부릴 줄 모른다. 태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잔가지 몇 개 부러지는 것으로 꿋꿋이 이겨낸다. 산은 언제나 늠름하다.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 말끔히 세수한 산의 얼굴을 보라. 산처럼 살면 산을 닮을 것이다. 산처럼 살면 언젠가는 산으로 갈 것이다. 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그리고 산을 오른다는 것은 산을 내려오기 위한 약속이다.'

전남일보에 남도명산기행을 연재해 온 여행작가 한필수가 대한민국 구석구석 꼭 가봐야 할 대표 탐방지 62곳을 모은 책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을 펴냈다.

오래 전부터 산과 자연을 숭배해 온 한국인들에게 산(山)은 특별한 존재였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한반도에서 사람들은 산에 기대어, 산과 교감하며 살았고 삶이 다한 뒤에는 그곳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다보니 우리에게 산은 단순한 자연을 넘어 우리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정신이었고 역사와 문화가 깃든 영혼이었다.

언론사를 퇴직한 다음 날부터 산을 오르고 섬을 걸으면서 글 쓰는 일에 매진했던 저자에게도 산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산처럼 살다가 언젠가는 그곳으로 돌아갈 고향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한 산행 가이드 책자인 것은 아니다. 그는 산을 오르면서도 그 산을 만든 산줄기와 산자락 주변의 인문, 지리까지 더했다.

막배 놓치고 그냥 섬에 눌러 살고 싶었다던 여수 금오도, 바다와 동백과 편백나무 숲이 있는 고흥 팔영산, 절세미인 옥녀를 닮은 사량도 옥녀봉, 유채와 청보리가 넘실대는 완도 청산도까지. 그가 만난 산에는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그만의 인문학적 성찰이 가득 담겨있다. 영광 불갑사에서 맺어진 공옥진 여사와의 인연이나 두타산에 찾은 이승휴와 매월당 김시습의 흔적들, 깊은 산속에서만 맛보는 차의 향연도 실제 내가 맛보는 것처럼 선명하다.

금강산의 초입이 고성이라고 주장하며 오른 금강산·신선봉, 설악을 품은 공룡능선, 1년 중 딱 한 번 친견할 수 있는다는 희양산 봉암사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그가 직접 촬영한 수백장의 사진을 접하는 것도 즐겁다.

여행작가와 자유기고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강릉문화방송과 원주문화방송 등에서 아나운서와 PD, 기자로 일하다 은퇴한 뒤 한겨레신문,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남일보에 남도명산기행도 연재하고 있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