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애쓰셨습니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서석대
한 해 애쓰셨습니다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1. 12.27(월) 16:36
  • 노병하 기자
노병하 사회부장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간다. 뭘 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데… 시간은 금세 흘러 다시 또 두꺼운 코트와 함께 새해 달력을 열게 된다.

올해는 코로나19의 2부 같은 해였다. 지난해인 2020년엔 갑작스런 바이러스의 침공에 긴장과 공포, 그리고 필사의 저항이었다면, 올해는 적응과 평범한 일상을 향한 갈망, 그리고 위기가 공존했다.

큰 일도 제법 많았다. 일단 정치쪽에서는 대선 후보가 결정됐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이재명, 국민의힘에는 윤석열이 각각 세상을 향해 포효를 했다.

5·18 학살 주범인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 듣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결국 광주를 향한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붕괴 참사가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그 앞을 지나면 왠지 먹먹해진다.

또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 됐다. 오랜 숙원이었던 특별법의 제정으로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순수 국내 기술 발사체인 '누리호'가 우주로는 갔으나 궤도에 안착하지는 못했다. 모두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지만, 80%의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기술로 쏘아 올렸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실 감격적일 따름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신차인 '캐스퍼'가 예상을 딛고 대박을 터트렸으며, 신안, 보성-순천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뜻하지 않는 선물을 받기도 했다.

비교적 한산했던 도쿄 올림픽에서 '광주의 딸' 안산이 3관왕을 거머쥐어 지역민을 환호케 하기도 했다. 고질적인 여수 국가 산단내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해 사람들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렇게 보니 올 한 해 우리는 참으로 열심히 달렸고, 울었으며, 환호 했었다 싶다.

개인적으로도 높고 낮음이 심했다. 마치 짠 것처럼 오해와 모함이 줄지어 달려왔고, 그것들을 체화하다 보니 몸이 급격히 상하기도 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 조금씩 진실이 힘을 발휘했고 그제서야 숨이 트였다.

보통 인생은 위기가 지나면 다시 위기가 오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위기가 지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위기가 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버텨내는 마법의 주문은 그저 "오늘 하루도 행복한 일 하나는 꼭 생길거야"라는 소소한 바람이었다.

한 해 모두들 수고로우셨다. 잘 버텨주셔서 감사하다. 새해 복 많이 받고 내년엔 하루에 하나는 꼭 작더라도 행복한 일이 생기길 바라마지 않는다.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