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력 실종·브룩스 퇴출…이의리·장현식·정해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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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력 실종·브룩스 퇴출…이의리·장현식·정해영 성장
키워드로 본 2021 KIA타이거즈 결산
  • 입력 : 2021. 12.22(수) 17:58
  • 최동환 기자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지난 10월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1프로야구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했던 KIA타이거즈는 기대 이하의 성적인 9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3년 연속 가을야구 구경꾼으로 전락,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여러 악재 속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KIA는 미래 자원 발굴과 타이거즈 새 기록 달성 등으로 가을야구 탈락의 위안을 삼아야 했다. KIA의 2021시즌을 '핵심 키워드'로 간추려 되돌아봤다.

●창단 첫 9위 수모

KIA는 올해까지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11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명가'다. 1980년대 왕조를 구축하며 역대 최초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1986~1989년)을 달성했고 1990년대엔 4차례 우승컵(1991·1993·1996·1997년)을 들어올렸다. 2000년대(2007년)와 2010년대(2017년)에도 빠짐없이 우승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2017년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2019년 7위, 2020년 6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가을야구를 맛보지 못했다.

그리고 올시즌도 9위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KIA가 9위를 기록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KIA는 2005년과 2007년 8구단 체제에서 두 차례 최하위인 8위를 했고, 2013년 NC 합류로 9구단 체제에선 2013년과 2014년 연거푸 8위를 기록했다. 2015년 KT가 합류한 10구단 출범 이후로는 올해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인 9위의 수모를 당했다.

●윌리엄스 감독 경질

KIA는 지난 2019시즌을 마치고 팀 체질 개선과 분위기 쇄신, 선진야구 도입을 위해 구단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윌리엄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윌리엄스 감독 체제 2년 동안 6위와 9위에 머물렀다.

선수들의 줄부상, 코로나19 여파, 외국인 투수의 급퇴출 등 불운과 악재도 많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이 제시한 뚜렷한 팀컬러가 없었다. 기대했던 메이저리그식 운영보단 한정된 주전 선수들만 기용하는 경직된 선수단 운영과 혹사 논란 등도 불거지면서 선수단 내외적으로 불만이 있었다.

결국 윌리엄스 감독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 포스트시즌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KBO리그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한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물방망이 타선

올해 KIA 타선은 물방망이 수준이었다. 팀 타율 0.248로 10개 구단 중 한화(0.23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10개 구단의 평균 팀 타율 0.260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팀 창단 이후 최저 타율이다. 지난해까지 KIA가 기록한 최저 팀 타율은 2015년 0.251이었다.

이런 까닭에 타격 10걸 안에 이름을 올린 KIA 선수는 단 1명 뿐이다. 김선빈 만이 0.307로 유일하게 3할대를 기록하며 9위 자리에 위치했다.

20홈런, 70타점 고지를 밟은 타자도 없었고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300타석 이상 기준)도 찾을 수 없었다.

팀 타율 뿐만 아니라 팀 득점(568점·10위), 팀 타점(546점·10위), 팀 OPS(출루율+장타율·0.673·10위) 등 대부분의 공격력도 바닥권에서 허덕였다.

특히 장타력 부재 문제가 크게 드러났다. 팀 홈런은 64개로 리그 최하위고, 팀 장타율 역시 0.335로 최하위였다. 황대인이 13개로 팀 내 최다를 기록했고, 베테랑 최형우는 12개로 뒤를 이었다.

●외인 트리오 몰락

KIA가 올시즌 9위로 추락한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멩덴과 브룩스는 지난 5월 말과 6월 초 나란히 굴곡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8월 중순에는 브룩스가 온라인상으로 구매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퇴단 조치됐다.

지난 시즌 '효자 외인 타자'로 활약한 프레스턴 터커는 127경기 타율 0.237, 9홈런, 59타점으로 부진했다.

세 선수의 부상 이탈과 부진으로 KIA는 선발진과 중심타선에서 동력을 상실하며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맴돌다 9위로 마감했다.

●'젊은 피' 성장 위안

아쉬움 속에서도 이의리·장현식·정해영·윤중현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기대를 낳게 했다.

'슈퍼 루키' 이의리는 올시즌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19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3.61, 피안타율 0.204를 기록하며 차세대 에이스로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런 활약으로 올해 KBO리그 신인상을 거머쥐며 1985년 해태시절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신인상을 수상했다.

장현식은 올시즌 필승조로 활약하며 69경기 1승 5패 3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 타이거즈 구단 사상 최초 홀드 1위를 차지했다.

정해영은 올시즌 64경기 5승 4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KIA의 뒷문을 완벽하게 지키면서 특급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10월 한 달간 12세이브를 올려 이번 시즌 월간 최다 세이브를 기록했다. 또 10월 20일 광주 KT 전에서 시즌 30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20세 1개월 27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30세이브를 달성했다.

불펜으로 활용되던 사이드암 윤중현은 지난 9월부터 선발로 전환돼 13차례나 선발등판해 팀에 5승을 안겨주며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