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흔적 지워야"… 합천 시민단체 광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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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흔적 지워야"… 합천 시민단체 광주 방문
합천군민 5·18 현장 방문·간담회 ||전두환 적폐 청산을 위한 ||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 ||국립묘지 안장도 반대 주장
  • 입력 : 2021. 10.25(월) 17:55
  • 김해나 기자

경남 합천지역 시민단체(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가 25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부끄러움을 딛고 광주를 찾았습니다. 전(두환)씨가 광주시민에게 저지른 만행을 사죄드립니다."

전두환의 고향인 경남 합천지역 시민단체가 25일 광주를 찾아 전두환 적폐 청산, 광주와의 연대 등을 다짐했다.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오후에는 5·18 최후 항쟁지인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오월단체와 '전두환 적폐 청산을 위한 합천군민 광주방문 간담회'를 가졌다.

단체는 합천지역 시민단체 모임으로 지난해 6월부터 일해공원 명칭 변경 등 전두환 미화 시설물 흔적 지우기, 전씨 국립묘지 안장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일해공원은 전씨 고향인 경남 합천 합천읍에 있다. 본래 공원의 명칭은 '새천년 생명의 숲'이었지만 2007년 전씨 호인 '일해'를 따 명칭을 바꿨다.

이날 간담회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비롯해 전씨 찬양 잔재물 청산과 그의 국립묘지 안장 반대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김영준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일해공원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전씨 흔적이 많다. 새천년 생명의 숲은 합천의 대표 공원인데 압도적인 전씨 추종 세력 때문에 명칭이 바뀌었다"며 "조그만 문제를 일일이 신경 쓰냐고 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역사와 대한민국 정통성을 생각할 때 이건 용납할 수 없다고 느낀다. 이는 합천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강재성 합천군농민회장은 "10여년 전 일해공원으로 명칭이 바뀔 때도 항의했지만, 막지 못한 상처가 있다. 그 상처와 전두환 고향인 합천군민으로서 5·18을 바라보는 우리는 너무 부끄러웠다"며 "그 부끄러움을 딛고 광주를 찾았다. 전씨가 국민묘지에 안장되는 것부터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합천군민으로서 부끄러운 게 많지만 전씨 관련 흔적을 지우기 위해 광주시민들과 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단체는 이들에게 화답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국민들의 공감에서 벗어나는, 재판에서 반성하지 않는 전씨의 태도를 볼 때 일해공원을 방치하는 것은 우리나라 전체가 명예롭지 못한 일이다"며 "이는 합천군민만의 일이 아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광주가 함께 연계하면서 힘을 합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차원의 대응도 강조했다.

유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계속 이뤄지고 있음에도, 광주에서 전씨의 재판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전씨 고향의 흔적으로 합천군민들의 명예까지 훼손시키고 있다"며 "직접 광주에 오셔서 연대 제안을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 전두환 찬양 잔재물 철거 과정은 광주에서도 힘쓰고 있는 부분이다. 광주시와 시의회가 합천군에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규탄·요청 등을 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이후 단체는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는 옹호 발언을 한 데 비판에 나섰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얄팍한 역사관과 정치 철학을 드러냈고, 당 최고위원은 그를 두둔하고 있다"며 "그는 '송구하다'는 유감 표명 후에 SNS에 사과 먹는 개 사진과 사과를 잡은 돌잡이 사진을 올려 국민을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역사적 사법적 단죄가 이뤄진 전두환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그리 어렵냐"며 "전두환을 공적으로 옹호·찬양하는 것은 당 입장에 위배된다는 점을 당원들에게 알리고, 이를 공직선거 후보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씨 고향인 합천에서 주민들을 대표해 전씨가 광주시민에게 저지른 만행을 사죄드리러 왔다.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광주시민과 손잡고자 하니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합천에서도 5·18 기념식을 개최해 5·18 정신을 함께 기리겠다"고 밝혔다.

경남 합천지역 시민단체(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준)·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가 25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미화 흔적 지우기, 국립묘지 안장 반대 등을 주장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