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 추천서를 받은 뒤 송영길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무효표 이의 신청'으로 '원팀' 구성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선 불복의 단초가 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이낙연 전 대표의 압승이었다. 이 전 대표는 15만5220표(득표율 62.37%)를 얻어 이재명 경기지사(7만441표·28.30%)에 압승을 거뒀다. 경선내내 대세론을 이어왔던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에게 두배 이상 뒤진 충격적인 패배였다. 여유롭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것이라 예상했던 이 지사는 턱걸이 과반(50.29%)에 만족해야 했다. 이 결과를 두고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막판 결집이다. 이재명 지사를 추격하던 이 전 대표측의 독려로 3차 국민선거인단에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3차 선거인단은 지난 9월 1~14일 모집했고, 총 30만5779명이 신청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충청권(9월4~5일), 대구·경북(11일)과 강원(12일)에 이어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12일)에서도 이 지사에게 크게 패한 때였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총결집했다는 설명이다. 3차 선거인단은 24만8880명이 참여해 81.39%라는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장동 의혹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 지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민선거인단이 이 전 대표에게 몰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3차 선거인단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날부터 투표에 들어갔다는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지역 경선에서는 이 지사가 51.45%, 이 전 대표가 36.5%를 획득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 기간과 서울 경선 투표 기간은 지난 6일에서 10일로 같았다. 만약 3차 선거인단의 표심이 '대장동'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서울 권리당원 결과도 비슷한 변화를 보이는게 상식적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권리당원의 표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른 적이 없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려 역선택한 결과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선거인단의 규모가 30만에 달해 역선택이 작용했더라도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측은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참 미스테리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대장동 의혹 때문이라면 같이 선거를 치렀던 경기·서울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영향을 미쳐야 하고 여론조사에서도 경향성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오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국민 뜻을 살피면서 끝까지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인"이라고 분석했다.

안민석 의원은 "도깨비의 장난"이라고 비유했다. 안 의원은 "도깨비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 보다 턱걸이 과반을 넘긴 이 지사에게 국민들이 주는 메시지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만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도깨비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재명 열린캠프는 해단식을 갖고 "당으로 돌아가 대선승리의 필승 공식, 민주당 원팀 기조를 지켜내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