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남은 과제는 "대장동 극복·당내 갈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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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남은 과제는 "대장동 극복·당내 갈등 해소"
당내 비주류 극복 등 과반득표 성과||이낙연 전 대표측과 '원팀'구성 절실||대권가도 위해선 '대장동'위험 요소||박스권 지지율 탈출·중도층 외연확대
  • 입력 : 2021. 10.11(월) 16:01
  • 서울=김선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서 첫 행보로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에 나선 이재명 후보가 참배를 마친 뒤 송영길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결선투표 없는 본선행을 확정지었으나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선 넘어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정국의 블랙홀이 된 대장동 이슈는 여전한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고, 앞으로의 향방과 이에 따른 폭발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과반을 가까스로 달성해 얻은 '진땀 승리'는 이낙연 전 대표측의 경선 불복 가능성을 낳으면서 '원팀' 구성이란 내부 과제를 떠안게 됐다. '박스권' 지지율 탈출과 핵심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큰 숙제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경선기간 대장동 의혹 위기를 넘어 대세론을 이어갔다. '이재명은 합니다' 등 그동안 보여 준 업무 추진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한 본선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적 계승' 전략도 '비판적 지지층'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비주류 인사가 대통령 탄핵과 같은 외부 요인이 없는 정상적인 당내 경선에서 과반을 얻어 본선에 직행한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 과반을 얻지 못하면서 원팀 구성이 당면한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명낙대전'을 치른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원팀´을 이루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은 11일 당 선관위의 대선후보 결정 건에 대해, 이의제기서를 중앙당사에 접수했다.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의 무효표 처리를 두고 당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사실상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 이의제기다. 향후 원팀을 이루더라도 경선 과정의 해묵은 갈등을 털어내고, 화학적인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측과의 감정적 앙금을 극복하고 '원팀'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용광로 원팀으로 본선 승리 이뤄내겠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강국으로, 성장하는 공정국가로 보답하겠다"며 통합형 선대위 구성을 밝혔다.

최대 난관은 역시 대장동 의혹이다. 본선 승리를 위해선 '대장동' 이슈를 극복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발표된 3차 국민·일반당원투표 결과(이재명 28.30%·이낙연 62.37%)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예상밖 대패를 한 것 관련, '대장동 의혹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들께서 잠시 '혹시 이재명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영향이 조금 있을 순 있겠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사필귀정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 경선에서 지지층 결집효과로 해석되던 대장동 의혹에 발목이 잡힐 뻔했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는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눌 수 있다. 이 후보가 검찰의 압수수색이나 소환장만 받아도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쥔 중도층 표심은 출렁일 수밖에 없다. 측근 그룹으로 확대될 경우에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당내 일각에선 검·경수사와 여론에 따라 얼마든지 후보 교체가 될 수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민주당과 이 지사 측이 주장하는 대로 '야권 게이트'로 수사 상황이 전개된다면 국민 의혹이 매듭지어 지면서 본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20대와 여성·중도층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경선 내내 이 후보의 지지율은 25~30% 박스권에 갇혀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 도덕성 문제로 커진 여성 유권자의 거부감이 꼽힌다. 20대와 중도층의 의구심이 깊어진 결과다. 3차 선거인단 패배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본선에서 외연 확장력, 본선 경쟁력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박스권 탈출이 1차 과제인 셈이다. 관망중인 중도층에게 성과를 보여주며 세대·계층별로 지지세를 고르게 강화하는 것이 본선 승리로 가는 길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라는 과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이재명표' 기본소득을 안착시키는 작업도 당면과제다.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정부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정책으로,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낳고 있다.

이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선진국으로 국가 전체 부의 총량을 키우는 것에 더해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나라, 기본주택, 기본금융으로 기본적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