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아들도… 그들이 더는 아프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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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도 아들도… 그들이 더는 아프지 않기를"
외지인이 보는 5월광주와 미얀마||1인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 || 오월 어머니와 미얀마 청년 만나 ||같은 경험 속 서로에게 응원 전달 ||단순한 정보 아닌 삶의 이야기로
  • 입력 : 2021. 10.06(수) 16:43
  • 김해나 기자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 제공

광주가 아닌 외지인이 바라본 5·18민주화운동과 미얀마의 상황을 응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금껏 1980년 광주와 현재 미얀마를 담은 매체는 지역에서 다양하게 나왔지만, 외지인이 기록한 영상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영상은 특별함을 더했다.

6일 경기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공익 부분에서 활동 중인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은 5·18과 미얀마를 연결해 오월어머니들과 미얀마 청년을 만나 영상을 만들었다.

'안녕 사이시옷'의 1인 제작자인 문도민(35) 씨는 이들이 같은 비극을 경험한 것에 초점을 맞춰 서로에게 응원과 희망을 전했다.

영상은 1980년 5월18일을 겪은 오월'어머니'와 현재 군부 쿠데타를 겪는 미얀마 '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작을 위해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오월어머니집, 수원 이주민센터,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다양한 기관들의 협조도 동반됐다.

애초 해당 영상은 5·18 41주년을 기념하는 지난 5월18일 게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미뤄져 이제야 세상에 나오게 됐다.

문씨는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과거 5·18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뉴스를 접했다"며 "과거를 알면 현재의 이슈에 대해 대처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제작을 위해 '원인과 해결책'에 초점을 맞춰 두 사건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데 집중했다.

오월어머니와 미얀마 청년 섭외를 통해 영상의 기반을 잡고 제작을 이어갔다.

경기도에서 나고 자란 문씨는 영화 '26년'의 초반부 애니메이션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무장 계엄군에게 무자비하게 폭행당하고 총살당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억울하게 가족을 잃거나 다친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해도 다시 일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불가능하다. 평범하게 잊고 살더라도 그 슬픔이 예고 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며 "모두가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살지는 않지만 그런 비극을 가끔이라도 생각하며 사는 것이 조금 더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영상을 제작하기 전 문씨에게 5·18은 다른 지역 사람으로서 미디어로 접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며 그들이 느낀 '가족 잃은 슬픔'을 몸소 느끼게 됐다.

문씨는 "오월어머니들께 5·18 당시 이야기를 듣고 미얀마 청년에게 현재 상황을 들으니 감정이 동화되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알고 있는 '단순한 정보와 역사'가 아닌 '삶의 이야기'로 다가왔고 그로 인해 영상이 더 진실성을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은 게재 3일 만에 조회 수 350회를 기록했다. 1인 유튜브 채널이지만, 5·18과 미얀마를 알리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씨는 "지난 일의 아픔을 지금까지도 가지고 계신 분들, 특히 나의 어머니 같은 분들의 슬픈 이야기를 눈앞에서 듣는 건 마음을 참 저릿하게 만들었다"며 "광주의 어머니도, 미얀마의 청년도 말없이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들이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5·18뿐만 아니라 다른 아픈 역사,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다루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 채널은 지난해 개설됐다. 이 채널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물을 소개하며 그들의 '사이'를 이어가고(시옷) 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미얀마의 '아들'에게 응원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안녕 사이시옷' 제공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