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온돌방 쪽 염색법'으로 겨울에도 염색…세계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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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온돌방 쪽 염색법'으로 겨울에도 염색…세계 유일
  • 입력 : 2021. 10.05(화) 13:52
  • 나주=조대봉 기자
쪽 염색을 한 무명천
세계에서 유일하게 추운 겨울철에 쪽 항아리를 온돌방에 넣어 두고 쪽물의 발효 환원과 염색을 했던 문화가 나주에서만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온돌방 쪽 염색법' 존재를 밝혀낸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에 따르면 쪽 염료는 인류가 기원전부터 염색에 이용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세계 각지로 폭넓게 퍼진 쪽을 염색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용성 색소를 환원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쪽 염료의 전통적인 환원 방법은 쪽 색소와 잿물을 혼합 후 보통 10~30일간 발효 환원을 시켜야 하고, 미생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25도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지만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겨울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쪽염료의 발효 환원이 어려워 염색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과거 나주에서는 독창적인 '온돌방 쪽염색법'을 고안해 겨울철에도 추위와 관계없이 쪽염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랫동안 전통 천연염색 문화를 조사해 온 허북구 국장은 "과거 나주 문평면 등지에서 쪽물 항아리를 온돌방에 넣어두고 발효 환원시키는 염색기술이 존재했음을 최근 확인했다"고 말했다.

허 국장은 나주에서 온돌방 쪽 염색기법이 발전한 배경에 대해 "나주는 전통적으로 쪽 염색 기술이 발달했고, 혼수품에 쪽염색물을 많이 이용했다"면서 "겨울에도 쪽 염색을 할 수 있는 기법을 고안해 낸 것은 휴경기인 겨울철에 결혼식 등 행사가 많은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 국장이 발굴한 '나주지역 온돌방 쪽 염색법'은 세계 많은 나라의 전통 쪽염색과 차별화되는 우수한 염색법이자 세계 유일의 기법이라는 점에서 보전·계승 가치가 높은 한국의 전통문화로 평가받는다.

이같이 나주는 예로부터 영산강변을 중심으로 쪽을 이용한 천연염색이 발달했던 대표적인 곳이다.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천연염색장 2명을 배출하는 등 국내 천연염색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나주=조대봉 기자 dbj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