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인데 몰랐냐"…여야, 윤석열·박지원에 판박이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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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최측근인데 몰랐냐"…여야, 윤석열·박지원에 판박이 공세
尹·朴 개입 규명은 어려워…'최측근' 강조||與 "수사정보정책관, 검찰총장 눈과 귀"||"손준성 단독범행 의문…尹 사퇴해야"||野 "朴, 제보자와 모종의 커넥션 의문"
  • 입력 : 2021. 09.19(일) 11:13
  • 뉴시스
토론 준비하는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선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의 당사자다. 이 의혹의 유탄을 맞은 박지원 국정원장은 의혹의 제보자와 회동해 '제보 사주' 논란에 휘말렸다. 두 사람을 향한 여야의 공세는 판박이다.

윤 전 총장과 박 원장의 직접적 연관성 입증은 쉽지 않지만, '그 의혹의 핵심 인물이 최측근인데 과연 몰랐겠냐'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여권은 손준성 검사가 윤 전 총장의 측근 인사라는 아킬레스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부인과 장모 연루 사건을 파고드는 언론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손 검사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여야 당대표 TV토론에서 "현직 검찰총장의 눈과 귀라고 할 수 있는 수사정보정책관이 자신이 했든 아래 검사를 시켜서 했든 간에 고발장을 작성해서 야당 국회의원 후보자한테 전달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6일 "손준성 전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 작성자로 또다른 검사가 특정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손 검사의 단독범행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윤석열 후보는 국민께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즉각 사퇴하고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손 검사 개인에게는 야당 인사를 고발해야 할 동기나 이익이 없다"며 "이 고발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추가로 개입돼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손 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발령이 난 당시 경위에 대해서는 소상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검찰청 부장 인사와 함께 네 가지 정도의 근거로 볼 때 손 검사는 윤 전 총장의 가장 가까웠던 측근 중의 측근"이라고 강조했다.

'고발장 전달 의혹' 시점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눈과 귀가 됐던 손준성 검사가 야당에 고발장을 건네서 총선에 개입하려고 했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박지원 국정원장이 제보자 조성은씨와 특수한 관계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내고 "국정원장의 보고대상은 문재인 대통령인가, 조성은씨인가"라며 "두 사람의 만남을 가벼운 사적 만남으로 치부하기엔 수상한 게 너무 많다"고 박 원장을 겨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조성은씨가 국정원이 별도 관리하는 비밀요원인지, 신분보장을 해야 되는 VIP인지, 그도 아니면 박 원장이 개인적으로 밝힐 수 없는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권주자 하태경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둘 사이가 국정원 대외기밀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데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는 건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16일에는 "시시콜콜한 사적인 내용까지 하는 두 사람이 5시간 대화했다면 '이혼할 사람들(야당 인사들)'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언급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적었다.

김태흠 의원은 16일 성명을 내고 "박 원장이 야당 유력 후보의 약점을 알고 있으면서 여태껏 묻어뒀다는 건 소가 웃을 일"이라며 공수처의 박 원장 수사를 촉구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도 15일 논평을 통해 "박 원장은 북한이 통신선을 끊은 다음날 조씨를 만나 사담을 나누고, 보안이 엄격한 공관에 조씨를 출입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며 "국정원과 공수처는 '제보사주' 의혹에 대해 적극 수사를 진행해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박 원장 수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윤 전 총장과 박 원장은 자신들의 개입 증거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열린 당 대선후보 1차 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손 검사와 대검 간부들, 검찰총장의 최측근들이 이걸 (고발장을) 만들어서 전달한 게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 용의가 있나'라고 묻자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며 "제 지휘감독의 경위를 봐야겠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이 계속해서 '최측근인 그 분들이 왜 그걸 만들겠나'라고 묻자 "(최측근으로) 볼 수 없다. (손 검사 등이 고발장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제가 그걸 뭐하러 야당에 던져서 고발해달라고 하나, 정상이 아닌 사람이면 몰라도"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원장은 1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8월11일) 두 사람만 만났다. 이 제보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고, 사적 대화만 나눴다"고 야권의 '제보 사주' 공세를 부인한 뒤 "자기들 당내 문제를, 경선을 하건 모의를 하건 모략을 하건 자기들 문제지 왜 단역배우 박지원을 주연배우로 만들어 본질을 흐리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을 하건, 휴대폰 포렌식을 하건, 사법부 영장이 있으면 하는 거 아닌가"라고 결백을 강조하며 "증거 있으면 (수사 등) 해라 이거다.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