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녹색은 강한 감정의 충동을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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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녹색은 강한 감정의 충동을 순화
116> 색채와 시대, 세대
  • 입력 : 2021. 09.14(화) 14:42
  • 편집에디터

색채와 종교

이슬람 세계에서 녹색은 풍요롭고, 성스러운, 낙원의 색이다. 이슬람 세계의 천상계 7층에는 우주관이 있으며, 신의 옥좌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코란이 기록된 판자가 보관되어 있으며, 이 판자 역시 녹색으로 되어 있다. 마호메트도 『코란』에서 낙원의 녹색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했다.

리비아(Libyan),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 알제리(Algeria), 오만(Oman), 이란(Iran)의 이슬람 국가들은 국기에 녹색을 사용한다. 푸른 오아시스는 사막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에게 생명을 보존시키는 소중한 존재이며, 녹색은 식물과 풍요 그리고 생명을 상징한다.

석가모니(Gautama Buddha, BC 624년~544년)는 대개 녹색을 배경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모든 인간의 일시적인 인간화(현세) 뒤의 영원한 삶을 상징하는 것이다.

색채와 유아

발레타인(Valentine, C. W.)은 생후 3개월 된 아기들에게 여러 가지 색으로 착색된 실타래를 2개씩 동시에 보여 주고, 각각의 실타래에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측정하였다. 갓난아이는 빨간색에 대해 반응하지 않으나 성장하면서 이 색을 좋아하게 되며,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원색(原色, 빨강, 노랑, 녹색, 파랑, 보라를 말함)을 구별할 수 있다.

알슐러(Alschuler)는 해트윅(Hattwick)와 함께 쓴 그림과 개성(Art and personality : A study of young children), (1 Vols.), Chicago : Univ. of Chicago Press, (Revised, 1969), 1947.)에서 유아 3세에서 5세까지 색채표현의 즐거움과 정서적인 경향을 제시하였다. 녹색은 균형을 나타내고, 감정적인 충동을 감소시켜 단순하고 소박한 성격이 나타난다.

파랑과 녹색의 차가운 색을 사용하는 아이들은 신중하게 행동하고, 성급하게 굴지 않는다. 녹색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지 않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빨간색을 좋아하는 어린이보다 자기 억제가 강하다.

파란색과 녹색을 비교하면 파란색은 감정의 순화를 뜻하고, 녹색은 강한 감정의 충동을 순화시킨다. 이 색은 감정의 결여나 회피하는 경향을 의미하고, 엄격한 가정의 어린이가 이 색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 시절에 좋아하는 색의 순서로는 빨강, 파랑, 녹색, 자주, 주황, 노랑이다.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 미학전공)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