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창·최영태> 사랑의 학부모 콜센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교육의창·최영태> 사랑의 학부모 콜센타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대학장
  • 입력 : 2021. 09.12(일) 14:07
  • 양가람 기자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대학장
모 방송국의 '사랑의 콜센타'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특정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 전화를 통해 신청자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은 후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신청곡을 불러주는 실시간 전화 노래방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노래를 불러 주는 주인공은 '미스터트롯'이 발굴한 스타 6명이다. 작년 미스터트롯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가수들이다.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의 재능, 진로, 성적, 진학 등에 대해서 고민 보따리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그 고민에 대한 해결 방법을 알려주면 좋을 것이다. 우리 교육에도 '사랑의 콜센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특별히 '학부모 콜센타'가 더욱 필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이 미스터트롯 가수가 되어 학부모의 사연을 들어 주면 어떨까?

"아이에 대한 교육 정보는 어디에서 구하나요?" 학부모에게 물어보았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답했을까? 교육 정보 제공자는 교육청도 학교도 아니었다. 주로 학원, 친구 등 학부모를 둘러싼 주변의 인물이었다. 이 사실은 교육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다. 불편한 진실이라고 할까. 우리 교육계의 비밀 아닌 비밀이 되었다.

우리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교육 정보를 이웃집 아줌마, 학원에 의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수화기만 들면 필요한 교육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하나 등장한다. 왜 학부모들은 학교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구하지 않을까? 학교 문턱이 높아서일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1년에 2회씩 상담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 학부모는 학교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자녀의 성적, 생활 등에 대하여 상담을 하게 된다. 이 기간에 학부모는 아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학교와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만 대체로 그 횟수가 부족하다. 선생님을 자주 만나는 것이 미안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더불어 담임 선생님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도 많다는 것이다.

이런 애로점을 교육청에서 해결해주면 좋겠다. 필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사랑의 학부모 콜센타'를 제안한다. 학부모가 '학부모 콜센타'에 전화를 하면, 콜센타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학부모가 아이의 재능을 알고 싶다면, 재능에 대한 전문가가 상담 등을 통하여 자녀의 재능을 알려주는 제도이다.

이 전문가는 학부모를 만나기 전에, 아이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이에 대한 면담을 추진해야 한다. 담임 선생님의 소견도 들어야 한다. 그 결과를 종합하여 아이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학부모에게 알려주면 어떨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학력, 진로, 진학 등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학부모 고민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

'학부모 콜센타'를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교육 전문가 집단 구성이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 집단 구성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각 학교에는 수많은 교육 전문가가 근무한다. 교과뿐만 아니라 진로, 상담, 영양, 보건 등 여러 영역의 전문가가 존재한다. 대학, 연구소 등 각계각층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풍부한 노하우를 가진 60대의 정정한 정년 퇴임 교사들도 많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산다'라는 말이 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부모가 변하지 않고는 작금의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부모가 변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육 정보가 중요하다. 이웃집 아줌마의 이야기도 좋지만, 교육 전문가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해야 한다. 그것도 전화기만 들면 양질의 교육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학부모를 만나면 제일 먼저 듣는 이야기이다. 자식 키우기가 술술 풀리는 시험문제 같았으면 좋겠단다. 교육청이 나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교육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학부모의 고민을 들어보자. 그리고 술술 풀리는 시험지처럼 해답을 제시해보자. '학부모 콜센타'가 그런 역할을 하게 하자. 그럼 학부모의 많은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살릴 것이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