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러드윅 | 동아시아 | 2만원
신간 '지구의 깊은 역사'는 지구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지구과학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지구과학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던 역사학과 문헌학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며, 다양한 학문이 교차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흐름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다른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지구과학은 엄청나게 다학제적인 분야다. 이 책에서는 지질학의 라이엘, 진화론의 다윈, 방사능 연대 측정의 퀴리, 대륙이동설의 베게너 등 다양한 학자들의 연구와 업적이 비중 있게 소개된다. 지금은 정설이 된 이론들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이유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학사보다는 지성사라는 범주에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