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담은 양림을 터전으로 살아온 한 여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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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극에 담은 양림을 터전으로 살아온 한 여인의 삶
광주시립극단 제1회 창작희곡공모당선작 낭독공연 ‘양림(楊林)’||3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 입력 : 2021. 08.19(목) 16:00
  • 박상지 기자

광주시립극단이 연극 오방선생을 공연하고 있는 모습. 광주시립극단 제공

광주시립극단이 오는 30일 오후 4시, 7시 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제1회 창작희곡 공모전 당선작 '양림(楊林)'을 낭독 공연한다. 지난해 공모전 당선작인 이정아 작가의 '양림'을 각색해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작품은 굴곡의 시기를 겪어내며 죽음의 땅을 생명의 숲으로 변화시키고, 지켜내는 양림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풍장터였던 땅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봤던 선교사들과 이들이 심은 생명의 밀알이 된 '선이'라는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생명과 사랑의 의미를 전한다. 양림에서 성장하고 뿌리내린 '선이'의 삶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80년 오월을 관통하며 광주의 근현대사와 맞물려 전개된다. 탄탄한 서사와 작가적 상상력이 잘 어우러진 굵직한 드라마다.

1980년 오월, 선이는 용수의 죽음 앞에서 지난 삶을 회상한다.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서서평 선교사와 친동생처럼 여겼던 요셉과 함께한 양림, 여순사건으로 폭풍처럼 남편 상욱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양림, 그리고 1980년 오월, 아들처럼 키운 용수를 잃어버린 양림이다. 긴 세월동안 선이는 소중한 세 사람을 떠나보내며 양림에서 버텨내고 성장한다.

이번 낭독공연은 광주시립극단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연 형태이다. 희곡을 배우들이 읽고, 연기하는 형식의 '낭독공연'은 원재료인 희곡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관객 상상력이 극대화되는 색다른 재미의 연극으로 희곡의 글맛과 연극적 흥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기존 낭독극의 형식에 영상, 조명, 음악 등을 활용한 입체낭독극을 선사한다.

연출은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석준씨가 맡았다. 이명덕·정이형·엄태리·황옥선·이영환·이혜원·김예은·유인서가 출연자로 참여해 1인 다역 연기를 선보인다.

신학을 전공하고, 20년간 '양림'에 천착해온 이정아 작가는 "잔인한 폭력과 죽음의 역사 앞에서도 양림의 사람들은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기꺼이 숲을 일구어왔다"며 "이러한 양림을 기억하고, 그것 또한 광주의 정신임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러닝타임 90분, 관람료는 전석 무료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1인 2매까지 사전예매 가능하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