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스트가 주는 소외된 이를 위한 작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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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가 주는 소외된 이를 위한 작은 선물
  • 입력 : 2021. 08.19(목) 15:56
  • 박상지 기자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문의

김영진 | 시인동네 | 1만원

2017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영진 시인이 '영구임대아파트 입주 문의'를 출간했다.

시인이자, 사회복지사로서 우리 주변에서 가장 낮은 삶을 사는 사람의 애환을 두루 살펴온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한 시대의 소외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려냈다. "20년 만의 첫 시집이면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시도지만 한사람의 리얼리스트가 써낸 기록이면서 소외된 이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는 것이 김 시인의 설명이다.

'시를 애틋하게, 오래도록 사랑해 온 시인'이라는 문학평론가 전동진 시인의 평가처럼 그는 오랫동안 시를 사랑하고 시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이번 시집에도 장애인과 가계 빚에 쪼들리는 아주머니, 아픈 손자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 등 우리 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통해 절망보다는 희망, 죽음보다는 삶을 이야기했다.

"참지 마! 비난을 견딜 나이란 없어/인정받기 위해 언제까지 속 태울 거야"(곱으로 갚아줄 궁리하다가)처럼 평소에 자신이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애써 시를 통해 드러내는 결기도 보여준다.

"한 가정을 아름답게 꾸리고, 직장을 월급 이상의 의미로 살아내면서 나무처럼 시도 꿋꿋하게 기다려 왔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시간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 예술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것도 깨달았다."는 것이 첫 시집을 낸 김 시인의 소감이다.

김 시인은 "사는 동안 웃고 떠들고 뒤엉킨 하루, 그 모서리들이 모여 한순간 시로 태어날 것을 믿었다"며 "사람 사이 잘 견디고 사는, 눈부시지 않지만 눈부신, 하루를 잘 견뎌준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1973년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를 오가며 자란 김 시인은 2017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으며, 공무원노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