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일어설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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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그들에게 일어설 용기를
김해나 사회부 기자
  • 입력 : 2021. 07.12(월) 13:00
  • 김해나 기자
김해나 사회부 기자
"저희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까… 참 감사합니다."

장애인의 취업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장애인에 비교해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당연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알맞은 채용일 것이다.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3년 이내 취업 경험이 없는 장애인 4명을 대상으로 색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관은 아이스팩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하며 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일거양득'의 방안을 마련했다.

버려진 아이스팩 겉면을 깨끗하게 씻은 뒤 물기를 닦아내고 재냉동한다. 얼려진 아이스팩을 시장 상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색이 바랬거나 터진 아이스팩을 골라내고 분류 작업을 한 뒤 네 차례에 걸친 세척으로 아이스팩 겉면을 깨끗하게 만든다. 이후 수건으로 일일이 닦으며 이물질이 있는지 재확인하고 한 상자에 40개씩 차곡차곡 쌓아 냉동고로 옮긴다.

이들에게 아이스팩을 닦는 일은 '단순 노동'이 아니었다. 동료와 함께 직장인들이 가지는 반복적인 일상, 생활 능력 등을 키우는 '훈련'이었다.

비장애인이 생각하기에는 간단한 세척 업무일 수 있지만, 이들은 각자 맡은 일을 성심성의껏 배우고 최선을 다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한 장애인은 "취업이 힘든 현실에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복지관의 최종 목표는 장애인 추가 고용이다. 4명의 장애인이 업무에 적응하고 직장에 다닐 수 있는 능력이 되면 지역 사회로 나가도록 유도, 다른 장애인을 채용해 순환적 구조를 가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들이 일에 적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일어서야 한다.

이들이 용기를 가지고 일어서 지역 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 더 적극적으로 돼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동반돼 선진적인 장애인 복지와 채용을 기대해본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