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대우건설 품어 세계 최고 부동산 플랫폼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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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대우건설 품어 세계 최고 부동산 플랫폼 성장"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연내 인수||양사 주택·플랜트 장점 합쳐 도약||‘푸르지오’ 국내 1등 브랜드 육성||“건축·엔지니어링 역량 극대화”
  • 입력 : 2021. 07.06(화) 16:34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 부동산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중흥그룹은 지난 5일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주체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 체결,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연내에 인수를 완결하겠다는 계획이다.

● 정창선 회장, 확고한 의지 반영

중흥그룹은 자산총액(2021년 기준) 9조2070억원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갖춘 전문 건설 기업이다.

대우건설은 친환경 주거 철학을 담은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를 바탕으로 2019~2020년 연속 주택공급실적 1위, 누적 공급실적 1위를 달성한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다. 또 탄탄한 맨 파워와 함께 세계 수준의 토목기술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흥건설이 경쟁자였던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제치고 대우건설을 품을 기회를 확보한 것은 정창선 회장의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3년 내 상장 대형 건설사를 인수해 상위권 건설사로 도약하겠다"며 "인수할 자금도 준비했다"고 피력한 바 있다.

중흥그룹은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단기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을 일부 차입하지만, 내년까지 유입될 그룹의 영업현금흐름으로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외부 차입 없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중흥그룹이 주택 부문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와 해외사업, 플랜트에 정통한 대우건설을 품음으로써 양적인 측면과 함께 질적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토목·플랜트 시공 능력 및 맨 파워를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 중흥, 재계순위 47→21위 상승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에서 단숨에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게 된다.

중흥그룹은 현재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가 된다.

특히 재계 순위도 수직 상승한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의 매출이 8조원이 넘고, 시공능력 평가에서도 줄곧 5위권 이내에 머문 '매머드급'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합병하면 재계 순위 47위에서 21위로 급등하고, 현재 9조2070억원의 공정자산도 19조540억원으로 증가한다.

● "대규모 투자 아끼지 않을 것"

중흥그룹은 주택 브랜드 선호도 2위인 푸르지오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국내외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해외 유수의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 및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ICT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대우건설이 최고의 건설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고용안정과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건설분야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기업으로 만들 계획이다.

● 노조 반발·정밀 실사 '변수'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노조의 반대가 거세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공정성을 상실해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간 금액 차이가 크다는 이유의 재입찰은 이번 매각에 원칙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산은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오랫동안 작업해 왔던 '큰 그림'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겠다는 노골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실·졸속·특혜매각으로 더 이상 대우건설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밀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1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대우건설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해외채권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서 인수가 최종 무산되기도 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