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인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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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청년 정치인의 생존법
최황지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1. 06.30(수) 12:39
  • 최황지 기자
최황지 정치부 기자
최근 광주·전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과 인터뷰를 했다. '30대', '0선' 경력을 소유한 이들은 주요 정당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이란 공통점이 있다.

기득권에 대항하거나, 수도권 집중에 반항하거나, 소외와 차별에도 굴복하지 않는데 그것은 기자의 프레임일뿐 그들은 생존을 고민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청년 눈엔 민주당도 기득권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 젊은 정치인 강수훈씨의 말이다. 광주·전남은 민주당 중심으로 정치판이 견고하게 짜여져있어 신인 정치인들의 설자리는 거의 없거나 비좁다.

'합류하거나 낙오되거나'. 이 가혹한 양갈래길에서 그가 선택한 생존 방식은 '회초리'다. 기득권의 자성 없이는 내년 선거 승리도 없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당의 선거 승리가 곧 강씨의 생존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그의 기득권 견제는 날카롭다.

국민의힘의 젊은 정치인 천하람씨는 수도권을 견제하기 위해 호남에서 정치를 한다.

"비수도권이 역량을 모으지 않으면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된다"는 천씨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순천광양곡성구례갑으로 출마했다가 3%의 득표율로 장렬히 전사했다. 그럼에도 순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차기 선거를 준비한다. '보수 블루오션' 전남에서 터를 잡으며 출혈 경쟁을 피하는 생존 방식을 선택했다.

정의당의 젊은 정치인 문정은씨는 생존을 위해 소외와 차별에 맞서고 있다.

정의당 내부에선 부대표, 대변인 등 요직을 거쳤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선 세 번 출마해 모두 낙마했다. 개인 역량 부족 때문이 아닌 군소정당의 한계 때문이다. "가장 힘든 것은 시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라는 문씨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청년들은 개인의 역량보단 출신에 의해 저울질되는 현재의 시스템에 불공정을 느낀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혐오가 들불처럼 번진다. 정치가 내삶과 괴리돼 보여도 정치인의 삶은 보통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청년 정치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장기화된 구직난, 고용 불안, 열악한 근로여건에 시름하는게 현 세대 청년의 모습과 닮았다.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젊은 정치인의 등장은 '깜짝 등장'이 아닌 치열한 생존 투쟁의 결과물로 보는 게 맞다. 그 마음을 담아 내년 선거에 등장할 젊은 정치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